9장. 나를 돌보는 시간
9장. 나를 돌보는 시간
9-1.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습 ADHD인 나는 늘 뭔가를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했고, 쉰다는 게 게으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마음이 숨 쉬고 있다는 걸.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 속에서도 '멈춤'은 필요하다는 걸.
나는 이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있어도 괜찮아."
쉼도 삶의 일부야. 나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고요한 시간.
9-2. 나만의 루틴 만들기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 속에서, 루틴은 나에게 작은 구조물이 되어주었다. 너무 딱딱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속도와 흐름을 가진 나만의 방식.
아침에 햇살을 마시는 것, 커피를 내리는 것, 저녁에 짧게 일기를 쓰는 것. 작고 단순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행동들은 내 하루를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루틴은 나를 억누르는 틀이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는 하나의 의식이다.
작은 반복은 나를 무너뜨리는 대신, 나를 조금씩 다져간다.
9-3. 감각을 돌보는 기술 나는 때때로 감각에 압도되곤 했다. 소리, 냄새, 조명, 촉감... ADHD인 나에게 세상은 종종 너무 날카롭고 시끄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감각을 차단하는 대신, 조율하는 법을 배워갔다. 좋아하는 향초를 켜고, 적당한 음악을 틀고, 폭신한 담요를 덮는 것.
내 감각이 편안해질 때, 내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의 세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건, 결국 나 자신이야.
9-4. 번아웃을 알아차리는 신호 열심히 달려가던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모든 게 귀찮고, 말수도 줄어드는 날들.
그건 게으른 게 아니라, 번아웃일 수 있다. 너무 오래, 너무 세게 버틴 나에게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
나는 이제 그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그럴 땐 나를 몰아붙이지 않고, 잠시 멈춰 묻는다. "요즘 나, 좀 힘들었지?"
번아웃은 나약함이 아니라, 멈춤이 필요하다는 용감한 신호야.
9-5. 나에게 다정해지는 법 나는 나에게 참 박한 사람이었다. 남에겐 괜찮다고 하면서, 나에겐 왜 그랬냐고 혼내기 바빴다.
하지만 이젠 안다. 내가 나에게 다정해지지 않으면, 누구도 진짜 나를 위로할 수 없다는 걸.
실수한 나에게도, 지친 나에게도, 아무것도 못 한 나에게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연습. 그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나를 돌보는 첫걸음은, 나에게 먼저 따뜻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