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나를 돌보는 연습
또 실수를 했다.
해야 할걸 또 까먹어버렸다.
누군가의 표정이 어색해지는 순간, 난 나를 다시 괴롭히기 시작했고 눈치가 보였다.
"왜 그랬지? 하.. 그땐 그렇게 하지 말걸."
"진짜 나 왜 이러냐.."
머릿속은 자책의 말들로 가득했다.
마치 나를 조용히 망가뜨리는 작은 돌멩이 같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려고 한다. 아니,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럴 수 있지. 네가 널 힘들게 안 해도 돼."
어쩌면 실수한 나보다,
그 실수를 가지고 계속 나를 때리는 내가
더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책보다는 다독임이 나에겐 필요했고, 원했다.
하지만 타인이 아닌, 나부터 먼저 나를 다독여야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때 너는 최선을 다했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했다.
조금 부족했을지라도, 그건 그 순간의 너였고
지금의 너는 그걸 알아차릴 줄 아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조금만 나를 감싸주자.
"괜찮아, 네가 너여서 나는 좋아."라고 말이다.
나답게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정확하다.
나는 감정을 잘 모를 때가 많았다.
갑자기 눈물이 나거나, 아무 일도 아닌데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울이라는 늪에 빠져버렸고 감정 기복은 하늘과 땅을 오갔다.
그중에서도 제일 무서웠던 건 '무기력'이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상태.
이게 반복되다 보면 결국 '게으름'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낙인찍게 되는 게 참 두려웠다.
처음엔 그냥 내가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 감정을 글로 써보기 시작했다.
"오늘 기분: 5점 중 2점. 이유는 모르겠는데, 속이 답답하다."
그렇게 적기 시작하니까, 내 안에서 무언가 조금씩 정리되는 걸 느꼈다.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던 감정들이
글로는 써졌다.
글을 쓰는 건, 나에겐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이었다.
감정은 무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무시할수록 그 감정은 더 커지고, 더 무거워졌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가 나를 들여다보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들여다보려 한다.
글로 적는다는 건 결국 내 마음을 마주 보는 연습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감정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나답게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정확하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멘털이 무너질 때가 있다.
갑자기 너무 불안해지고, 가슴은 콩닥콩닥이 아니라 쿵쿵쿵 무겁게 뛰기 시작한다.
모든 걸 망쳐버릴 것만 같고, 머릿속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그럴 땐 아무리 누가 옆에서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도,
그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말조차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 날엔 딱 한 가지만 한다.
‘하던 걸 잠깐 멈추는 것.’
어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가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뭐지?”
“내 불안의 진짜 원인은 뭘까?”
그렇게 마음을 들여다보다 보면,
그 안에는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숨어 있는 걸 알게 된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 순간,
조금은 진정된다.
핵심은, 먼저 스스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불안은 피하는 감정이 아니다.
살짝 안아줘야 하는 감정이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나답게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정확하다.
이 말,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누군가에겐 생명줄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한테는,
내 마음을 버텨주는 버팀목 같은 말이 되기도 한다.
'괜찮아.'
이 세 글자를 예전에는 타인을 위해 썼다면,
지금은 나 자신을 위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되었다.
오늘도 또 무너질 뻔했던 나에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버텨낸 나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은 바로 이 세 단어다.
괜찮아.
잘했어.
오늘도 충분했어.
이 말들은 이제,
가장 먼저, 가장 자주
나에게 해줘야 할 말이 되었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꼭 필요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답게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정확하다.
친구가 실수하면 어떻게 해줄까?
“아, 그럴 수 있지. 너무 자책하지 마.”
“에이~ 넌 충분히 잘하고 있으면서!”
“너 되게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잖아.”
그런 말들은 참 자연스럽게 나온다.
근데 왜, 정작 내가 실수했을 땐
나한테는 그렇게 말해주지 못할까?
이제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연습하려고 한다.
내가 나의 제일 친한 친구가 되는 연습을.
나를 위로해 주고, 내 편이 되어주고,
내 기분에 가장 먼저 귀 기울여주는 사람,
그게 바로 '나'라는 걸 잊지 않기로 했다.
외로울 땐 이렇게 말해본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실수했을 땐,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무언가를 해냈을 땐, 결과보다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해봤다는 게 중요한 거야.”라고 말해준다.
기쁠 땐, “좋았겠다! 네가 행복하니까 나도 행복해.”
이렇게 나는 내 안에 있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친구가 되기로 했다.
나답게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