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장.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나
나는 종종 사소한 말 한마디에 크게 흔들린다.
“너 왜 그렇게 덤벙대?”라는 말,
“또 까먹었어?”라는 표정 하나.
ADHD라서 더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 말이 마음속에서 몇 날 며칠을 맴돈다.
그리고 나는 또 스스로를 탓한다.
ADHD의 나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부서질 만큼 섬세하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내가 너무 튀지는 않을까,
말을 잘못하진 않을까,
마음을 불편하게 하진 않을까.
늘 눈치를 본다.
그건 상대를 배려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버림받을까 두려워서였다.
관계 속의 나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두려움 사이에서 흔들린다.
약속을 놓치고, 중요한 말을 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많았다.
ADHD라는 특성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만,
상대는 그걸 모르니까
나는 늘 “미안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 보면 나 스스로도 작아졌다.
ADHD의 실수는 잊혀져도, 그 미안함은 오래 남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 실수를 가볍게 웃어넘겨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괜찮아, 너 원래 그러잖아~” 하면서
진심으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들.
그때 나는 깨달았다.
ADHD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 관계가 힘든 거라는 걸.
이해해주는 사람 하나면, 관계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
ADHD는 분명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관계 속에서 내가 더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알려주었다.
말을 천천히 하기,
메모해 두기,
실수했을 땐 솔직하게 인정하기.
이런 노력들이 쌓이며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ADHD의 나는, 관계 속에서 더 많이 배우며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