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왜 그렇게 덤벙대니.”
“집중 좀 해, 제발.”
무심코 던진 말들이 내 마음엔 깊은 상처가 됐다.
가족이니까 이해해줄 거라 기대했는데,
가족이니까 더 크게 실망시키는 순간이 많았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ADHD의 나는 더 예민하게 흔들렸다.
어릴 때는 늘 비교당했다.
“네 오빠야는 잘하는데, 너는 왜…”
“다른 애들은 잘 지키는데, 너는 왜 못 해?”
나는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ADHD의 특성 때문에 자꾸 놓치고 실수했다.
그때마다 나는 작아지고, 나를 미워했다.
가족의 비교는 나를 다그치기보다, 더 깊은 자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또 아이러니하게도,
무너진 나를 일으켜준 것도 결국 가족이었다.
힘들어 눈물 흘릴 때 곁을 지켜준 엄마,
“괜찮아, 너답게 살아도 돼”라고 말해준 언니,
아무 말 없이 웃으며 넘어가 준 아빠.
가족이 주는 버팀목은
때로는 말이 아니라, 그냥 곁에 있어주는 존재감이었다.
상처도 주지만, 결국 나를 세워주는 것도 가족이었다.
나는 가족이 나를 이해해주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늘 섭섭했다.
그래서 이제는 먼저 내 마음을 이야기한다.
“내가 이럴 때 힘들어.”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솔직히 꺼내놓으니 가족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해받고 싶다면, 나를 드러내는 용기도 필요했다.
ADHD가 있는 나는 완벽한 가족의 기대에 늘 못 미쳤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가족 안에서 내가 해야 할 건 ‘완벽한 자식, 완벽한 형제’가 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서는 것이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가족과의 관계가 조금은 더 편안해졌다.
가족 속의 ADHD 나도,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