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장. 우정 속에서의 ADHD
가족은 어쨌든 끊어낼 수 없지만,
친구는 언제든 멀어질 수 있는 관계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불안했다.
내가 실수하면 떠나버릴까,
내가 말실수하면 미워할까,
늘 그런 걱정을 품고 친구를 대했다.
친구 앞의 나는, 늘 버려질까 두려운 아이였다.
ADHD 때문에 나는 가끔 생각보다 먼저 말이 튀어나왔다.
그게 농담이라도, 상대는 상처로 받아들일 때가 있었다.
그 뒤로 나는 밤새 “왜 그랬을까” 후회하며 잠을 못 잤다.
친구를 아프게 하려던 게 아닌데,
충동적으로 나온 말이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충동의 순간은 짧지만, 그 여파는 오래 남았다.
나는 약속 시간을 헷갈리거나,
준비물을 잊거나,
친구의 부탁을 깜빡할 때가 많았다.
친구 입장에선 ‘성의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정말 노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ADHD는 나를 자꾸 놓치게 만들었다.
놓치려 한 게 아니라, 놓칠 수밖에 없는 나였다.
다행히도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괜찮아, 네가 일부러 그런 거 아냐”라고 말해주던 친구.
내 덤벙거림을 놀리면서도 결국은 챙겨주던 친구.
그런 친구와 있으면,
나는 있는 그대로 편안했다.
실수해도 괜찮고, 늦어도 괜찮은,
그런 관계가 진짜 우정이었다.
우정은 완벽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힘이었다.
ADHD 때문에 나는 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더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었고,
더 진심으로 대하고 싶었다.
완벽한 친구는 못 되더라도,
적어도 진심만큼은 전달되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우정이라고 믿는다.
좋은 친구는 완벽이 아니라, 진심으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