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장. 직장 속에서의 ADHD 나
새로운 직장을 시작할 때마다
나는 두려움이 앞섰다.
“이번에도 실수하면 어떡하지?”
“집중 못 하는 모습이 들키면 어쩌지?”
출근길부터 이미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ADHD라는 특성은 나를 늘 시작선에서 위축시켰다.
직장은 나를 시험대에 올려놓는 자리 같았다.
보고서를 끝내지 못해 마감 직전에 허둥대거나,
회의 중 머리가 하얘져 말이 막히거나,
집중해야 할 순간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 했지만,
자꾸만 드러나는 차이 때문에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곤 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나의 자존감은 크게 흔들렸다.
“산만하다.”
“성실하지 못하다.”
ADHD 특성에서 비롯된 모습들을
사람들은 종종 게으름이나 무책임으로 오해했다.
그 말들이 쌓이면
나는 더 움츠러들었고,
스스로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편견은 나를 더 작게 만들고, 내 진짜 노력을 가렸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씩 버틸 방법을 찾았다.
해야 할 일은 메모장에 다 적어두고,
집중이 안 될 땐 잠시 산책을 하고,
보고 전에는 한 번 더 체크하는 습관을 들였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전략들이 쌓이면서
나는 직장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작은 방법들이 모여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됐다.
이제는 안다.
직장은 완벽한 성과만 요구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배우는 곳이라는 걸.
나는 ADHD 덕분에 더 창의적일 수 있었고,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게 내 직장에서의 또 다른 힘이었다.
직장은 나를 증명하는 곳이 아니라, 나의 다름이 빛나는 또 하나의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