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장. ADHD와 건강한 거리두기
나는 종종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그대로 받아왔다.
누군가 화나 있으면 나도 같이 긴장했고,
누군가 우울하면 나도 이유 없이 가라앉았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건 내 감정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이라는 걸.
그걸 구분하지 못하면 내 마음은 늘 휘청였다.
감정을 구분하지 않으면 내 마음은 끝없이 흔들린다.
나는 “싫어요”라는 말을 잘 못 했다.
싫은 부탁도 웃으며 “네”라고 하고,
힘든데도 “괜찮아요”라고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 지쳐버렸다.
내가 싫다고 말하지 않아서,
내 마음이 이미 많이 상해 있었다.
거절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나를 지키는 울타리였다.
ADHD의 나는 사람들에게 더 민감했다.
그래서 경계가 없으면
나도 모르게 상대의 기분에 맞춰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경계가 없으면 결국 무너지는 건 나라는 걸.
나를 위해 ‘여기까지’라는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했다.
경계는 벽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켜주는 방패였다.
“그건 어려워요.”
“오늘은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그 말을 꺼내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말할수록 내 마음이 가벼워졌다.
상대도 의외로 내 경계를 존중해주었다.
경계를 말하는 건 관계를 끊는 게 아니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제는 조금씩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감정적인 거리.
상대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를 더 오래 지키기 위해서.
그게 진짜 건강한 관계라는 걸
조금씩 체감하는 중이다.
거리를 두는 용기는 나를 더 오래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