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장. ADHD와 용서 – 나를 먼저 용서하는 법
나는 남보다 나를 용서하기가 더 어려웠다.
실수를 해도, 말이 지나쳐도,
잠깐의 감정 폭발에도
나는 나를 끝없이 몰아붙였다.
“왜 또 그랬을까…”
“내가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작아지고, 숨고 싶어졌다.
가장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ADHD의 나는 계획을 세워도 흐트러지고,
마음을 다잡아도 금세 흔들린다.
한때는 그게 너무 싫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겠다.
완벽하지 않은 게 나의 결함이 아니라,
그저 나의 방식이라는 걸.
조금 느려도, 돌아가도 괜찮다.
용서는 완벽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나는 과거의 나를 자주 비난했다.
“왜 그렇게 멍청했지?”
“그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어도…”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렇게 말해주려 한다.
“그땐 그럴 수 있었어.”
그 한 문장이
내 안의 상처를 천천히 녹여주었다.
용서는 과거의 나를 미워하지 않고 이해해주는 일이다.
용서는 단번에 되는 게 아니었다.
마음으로는 ‘괜찮다’고 말해도,
가끔은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고,
그럴 때마다 다시 자책이 올라왔다.
그래도 괜찮았다.
조금씩, 천천히,
용서는 내 속도를 따라와 주었다.
용서는 결심이 아니라, 시간이 주는 치유다.
이제는 나를 미워하는 대신,
나를 이해하려 한다.
실수한 나도, 흔들리는 나도,
결국은 나이니까.
나를 용서하자
세상이 조금 덜 무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용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는 걸.
나를 용서하는 순간, 나는 다시 나로 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