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마데카솔과 밴드와 모기밴드

작은 아픔들을 감싸 안으며.

내 방엔 늘 마데카솔과 밴드가 있다.

올여름엔 한정판으로 나온 밴드 한 통을 구입하며 너무나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넘어져서 무릎이 다쳐서 온 윤우.

손톱 옆 거스러미를 자꾸 뜯어서 피로 얼룩져 온 은재.

장난감에 찔렸다며 엄지 안쪽의 작은 상처를 자꾸만 쳐다보는 민호.

작다면 작은 상처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마음을 받아주고 싶다.

별거 아니지만 누구에게 관심받고 사랑받는 느낌은 어쩌면 내게 온 작은 천사들에게 평생을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기에.

그 마음만은 강아지 똥이 민들레를 힘차게 껴안은 것처럼 보듬어 주고 싶다.

어른들은 언제부터 이 작은 천사들의 작은 신음소리에 무관심해지고 돌아볼 여유마저 잃게 된 걸까?

우리 모두도 다 이런 시절을 겪어왔지만.

어느새

괜찮아~이따가 집에 가서 약 발라줄게~라고 말하며 그 아픈 시간들조차도 용감하게 이겨내라고 강요한다.

이제 이 작은 꼬마 천사들의  목소리와 몸짓은 일상의 분주함 속에 너무도 큰 세상의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올여름 모기밴드를 사서 모기 물린 천사들에게 여기저기 붙여주며 차라리 간호사가 될 걸 그랬다 하는 생각을 하며 혼자 피식 웃었다.


내 삶의 소확행 아이템들.

마데카솔.

밴드.




작가의 이전글 12월 1일을 맞이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