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
“교수님~ 지난 주말에 카페에 갔었는데,
검정콩 볶은 것을 팔더라고요.
교수님 생각나서 하나 더 사 왔어요.
차에 놔두시고 출출할 때 드세요.”
나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종종 손 편지를 쓴다.
작은 선물과 함께.
꾹꾹 정성을 담아서.
3월. 아직도 바람이 차기만 한 봄날에
멀리서 운전하고 오느라
일찍 오는 제자가 차가운 강의실로 들어서는 것이 안쓰러우셨는지
출근하자마자 강의실에 히터 먼저 켜 두시는.
이 세상에서 제일 마음 따뜻한 교수님께.
힘든 일을 겪으며 삶을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내게 히터만큼이나 따뜻한 미소를 건네주시고
상처받은 나를 위로해 주셔서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 주신.
교수님께.
나는 늘 정성 가득 손편지를 쓴다.
연구실 한 켠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편지들은
어쩌면 수줍게 건넨 누군가의 마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