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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용기

관계의 고민, 나와 세상을 바라보다.

  

나는 때때로 좋은 부모나 남편을 만나 안정된 삶을 사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 혹은 타고난 외모가 멋지거나 말을 잘하는 사람들, 환경이 좋아 보이는 이들을 보며 그들의 삶이 나보다 훨씬 더 나아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내 안에 열등감을 더욱 깊게 심어 주며 내 삶을 더 초라하게 느껴지게 했다. 타인과의 비교는 나의 자존감을 낮췄고 무력감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게 했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면서 깨달은 것은, 열등감이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들러는 열등감을 단순히 부정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열등감이 인간이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그 열등감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 아들러는 우리가 열등감을 통해 성장할 수 있지만, 이 열등감을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키워나갈 경우, 우월감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월감은 자신을 타인보다 높이려는 마음으로, 이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열등감인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우리를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잃게 만들 뿐이다.     


아들러는 ‘모든 인간은 저마다 고유한 존재이며, 타인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깨달음은 나에게 더 이상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고, 내가 선택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아들러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의 삶의 과제를 가지고 있고, 그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나 자신이 걸어야 할 길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그 대신 우리는 자신만의 의미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도 이러한 아들러의 관점과 일맥상통한다. 페스팅거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타인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페스팅거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비교는 우리의 자존감에 악영향을 미치며, 심리적 불안정과 우울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을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존감이 낮고, 행복감을 덜 느낀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내가 과거에 겪었던 비교의 악순환을 잘 설명해 준다. 타인의 성공이나 행복을 내 기준으로 삼고, 그들과 나를 비교하며 끊임없이 나를 자책해 왔던 것이다.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의 긍정심리학 연구 역시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한다. 셀리그먼은 사람들이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목표와 가치를 찾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외부의 조건이나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만족을 찾아야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셀리그먼의 연구는 아들러의 철학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내가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찾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존하게 만들었지만, 내가 선택한 삶의 방향은 나만의 것이며,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과 여러 심리학적 연구들이 보여주듯, 이러한 비교는 우리 자신을 더욱 작게 만들고, 때로는 우월감이나 열등감이라는 왜곡된 감정을 키우게 한다. 나는 오랜 시간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며, 나 자신을 낮추고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용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각자가 가진 삶의 과제는 다르고, 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도 달라진다.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과 성장의 길임을 알게 되었다.    

 

아들러가 말했듯,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용기를 가질 때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찾고,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제 나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며 나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나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따라 걸어가며, 더 이상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면의 만족을 통해 삶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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