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은 졸업도 하지 못하고
비행기를 타고 들어보지 못한 나라에 도착했다
이제 막 새로운 환경에 들어선 나는
떠나기 전, 영어 유치원에선 테스트를 보면 커닝만 했었기에
낯선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첫날, 첫 수업은 미술 시간이었다
가자마자 고흐 작가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여주며 따라 그리라고 하니
역시 한국과는 학교부터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친구를 사귀는 일만이 내가 할 줄 알던 전부라
그나마 말이 통했던 한국친구 두 명과 친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나 옆도시에선 한국인 전학생이 또 왔다
아마 지금의 결핍은
매일같이 나와 함께 지내던 그 전학생이
나의 마음이 감춰진 가면을 벗기면서 자라난 것 같다
그때 깨달았어야 하는데
친구라는 존재는, 절대 내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그들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