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이렇게 문장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그땐 말도 제대로 못 했었지
나 억울해요,
변명일지라도
쟤가 먼저 때렸어요,
못 믿을지라도
난 안 그랬어요
역시나 낯선 언어 속에선
이 한마디를 못했다
그저 울기만.,
하염없이 울기만 했으니까
여느 때처럼 국제학교의 모든 한국 아이들이 모여
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지탈이라 불리는 지구탈출? 지옥탈출? 을 즐겼다
그땐 얼마나 자제력이 없었으면,
그저 내가 술래인 상태로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게 억울해서
그걸로 놀리는 19년도의 그 전학생이 미워서
두 번째 전학생마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그래서 내리막의 계단 한 칸 앞에서 조금 치였다 생각하니 분해서
눈물 뚝뚝 흘리며 그 친구를 밀었다
*
--아 기억나니
쓰다 보니 생각이 나서 전해
그때 나였음 널 어떻게 대했을까
울었을까?
웃었을까?
화를 냈으려나.
어렸을 때 기억은 안 좋았던 기억일수록
나중 가서 희미해지기 쉽대
근데 나는 아닌 것 같아
아, 아직 어리다는 건가
아니면 널 더 오래 붙잡아 두고 싶은 건가
뭐 좋은 기억이라고 이렇게 오래 담아두는 걸까
친구가 얼마큼 소중한 존재인지 그땐 몰랐어
그리고 닿자 않을지도 모르는 이 편지가
그 사실을 알려주기 가장 적합한 것 같아서 조금 끄적여봤어
조금 더 성숙했더라면
나아질 수 있었을 텐데
그땐 미안했어
2025년 여름이지만 추운 밤에
(전학생이 또 등장해서 놀라셨죠..ㅎㅎ 저땐 저게 일상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