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하고 내려앉는 건 마음이 아니라 굳은 다짐
자유분방한 사람이다. 모르는 세상이 궁금했고 그게 얼마나 광활하련지 상상하는 힘으로 살아간다. 새로운 땅을, 공기를, 색채를 흡수하며 훨훨 날아다니고자 한다. 이미 아는 것도 다르게 보길, 사실 아는 게 아니었다는 진실에 희열 느끼길 즐긴다.
정확한 사람이다. 삶의 규율과 원칙이 명확한 견고한 세상이다. 흔드는 수많은 유혹들을 단호히 막아낼할 줄 안다. 사랑할 대상에겐 무한 사랑을, 무의미한 것에는 외면으로 효율 추구하며 홀로 쌓아 올린 세계를 지켜나간다.
그래서 사랑했다.
그래서 달랐다.
아빠, 이별해야 될 때는 언제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제각기야.
누군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다정해서, 사랑이 하고 싶어서, 그저 타이밍이 좋아서 ... ..
그건 사람마다 다 다른거지!
헤어지는 이유도 정말 제각기야.
거짓말을 해서, 다른 사람이 생겨서, 사랑할 여력이 없어서, 타이밍이 어긋나서.
우린 가치관이 좀 다른 것 같아. 시너지를 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던데. 왜 대화가 안되는지 모르겠어.
좋게 시작했다면 좋게 끝내는 게 가장 좋아.
좋지 않은 이별이 다가와도 좋게 끝내는 게 가장 좋다.
말이 안 통하는 것만큼 답답한 게 없지.
외면한 진실을 마주한 건지, 아버지의 지혜에 놀란 건지, 딸내미를 향한 사랑에 미어지는 건지.
자꾸만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참느랴 콧물바다가 되었다.
같은 지구상 생명체, 그 중에서도 최고 권력자인 인간, 그리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민족인데 말이 안 통한다뇨. 말도 안된다.
끊임없이 곱씹어보지만 메마른 가슴에서 쥐어 짜낸 범람은 격렬한 부정을 방증하듯 멈출 줄을 모른다.
이별을 고한다.
잠시 작별하는 것이 아닌 끝, 이별을 고한다. 함께한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손끝에서부터 머리, 그리고 심장을 관통해 결국 범람에 이르기까지 가늠할 수 없는 마음을 혈관에 꾹꾹 담아낸다.
연인 관계란 참 튀긴 아이스크림 같다. 서로의 앞날을 위한 영원한 소멸이라니, 그럼에도 서로의 안에 불생불멸. 모순적이기에 짝이 없다. 하지만 나의 곁이 당신으로 채워짐에 감격은 더할나위 없음을. 당신도 그러길 바라며 이젠 정말 이별을 고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