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일요일 아침이었다.
아빠에게서 전화가 온 시간은 8시 30분.
“빨리 와라.”
이유는 길지 않았다.
“엄마 혼자서는 밥을 못 먹이겠다.”
“나는 절대 혼자 못 돌본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와라.”
나는 너무 놀라,
“가지 말라”고 울먹이던 다섯 살 둘째를 뒤로한 채
급하게 엄마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빠는 한 손으로 엄마의 어깨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밥을 떠먹이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왜 안 먹어?”
“환장하겠네.”
“진짜 환장하겠네.”
엄마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고,
입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나는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
아빠는 내가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도 더 크게 폭발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아빠…
엄마가 틀니를 안 끼워서 못 드시는 것 같아.”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빠는 소리를 질렀다.
“아니~ 내가 어떻게 돌봐!”
“병원에 보내야지!”
“간병인을 써야지!”
“나도 지금 그로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엄마를 끌어안고 울었다.
겉으로는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속에서는 한 생각이 미친 듯이 몰려왔다.
‘내가 둘째만 없었다면…
내가 엄마를 돌볼 수 있는데.’
그 생각이 너무 커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엄마가 너무 불쌍했다.
너무 속상했고,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아빠는 그 뒤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가 어떻게 돌봐.”
“몸이라도 나누면 말을 안 해.”
“혼자는 절대 못 해.”
“환장하겠네.”
그 말들 사이에서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계속 "환장하겠네"를 반복했고, 나는 결국 엄마를 설득해 내 차로 대학병원에 가기로 했다.
남편이 휠체어를 빌려와서 엄마를 태웠는데, 나가려던 순간 엄마가 잠깐 기절했고,
휠체어에서 고개가 꺾여버렸다. 너무 놀라서 결국 119를 불러서, 중환자실로 갔다.
엄마는 119를 타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아빠는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 있었고, 나는 중환자실에 들어가 119 대원과 함께 엄마의 질병 히스토리를 직접 설명했다.
엄마는 암 말기 환자였고, 혈압은 낮고 염증 수치도 높았다. 그래서 긴급 격리실로 바로 들어갔다.
그런데 엄마는 의식이 혼미한 와중에도, 몇 번이나 실수를 했다.
나는 간호사와 함께 엄마를 돌봤고, 엄마의 부은 림프 부위를 주무르며 조용히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엄마가 나지막이 말했다.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아빠는 날 버렸어."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소리 없이 엄마의 다리를 주무르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