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가르쳐준 교훈 #1
무릎 부상으로 5시간 30분이라는 초라한 기록으로 첫 마라톤을 마쳤을 때, 나는 sub4가 나에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네 번째 도전에서 드디어 그 벽을 넘었다. 5:30에서 4:30, 그리고 4:10을 거쳐 마침내 네번째 도전에 sub4를 달성한 여정은 단순한 기록 향상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 여정에서 가장 역설적인 깨달음은 느리게 뛰어야 빨리 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강하게 거부했다. 어떻게 빨리 달리기 위해 느리게 달려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26.2마일을 9:09/mile 페이스 이하로 뛰어야 sub4가 가능한데, 훈련의 80%정도를 그보다 30초이상 느린 페이스로 뛰라니? 말도 안 되는 조언처럼 느껴졌다. 내 속에서는 두 가지 저항이 일어났다. 하나는 자존심이었다. Strava에 올라갈 내 기록이 실제 능력보다 형편없이 보일 것이라는 두려움. 다른 하나는 논리적 의심이었다. 실전에서 필요한 속도로 연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속도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래서 작년까지 나는 이 조언을 무시했다. 900마일 이상을 평균 9:13 페이스로 일 년 내내 달렸지만, 정작 마라톤에서는 더 느린 9:30 페이스로 끝났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Insanity is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라고. 그래서 올해는 달라지기로 했다. 에고를 내려놓고 Zone 2 훈련법을 받아들였다. 이 훈련법의 과학적 원리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우리 몸은 두 가지 연료—빠른 에너지원인 글리코겐과 지속적인 에너지원인 지방—을 사용한다. Zone 2(대화 가능한 수준의 가벼운 조깅)에서는 주로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도록 몸을 훈련시킨다.
이게 왜 중요할까? 마라톤은 글리코겐만으로는 완주하기 어려운 거리다. 글리코겐은 약 90분 정도면 고갈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Zone 2 훈련을 통해 지방을 효율적으로 연료로 사용하는 능력을 개발하면, 몸은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두 연료를 적절히 전환하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매일 새벽 기본기 훈련을 했다(Never get bored with the basics!)는건 유명한 이야기이다. 화려한 퍼포먼스의 이면에는 언제나 단순하지만 철저히 단련된 기본기가 있다. (이 유튜브 비디오 강추한다. 한번 꼭 보시길)
인생도 마라톤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종종 빠른 성공, 즉각적인 결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취는 대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꾸준한 노력, 기본기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인내를 통해 이루어진다. 매일 아침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운동하는 습관, 꾸준히 책을 읽는 노력,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역량 개발에 투자하는 결정과 같은 것들이 언뜻 보기에는 지루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느린' 접근법이 결국 우리를 더 빠르고 더 멀리갈수 있게 해준다.
Zone 2 훈련이 마라톤에서 나를 sub4로 이끌었듯이, 삶에서도 기본에 충실함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도와줄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마라톤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느리게 뛰는 법을 알아야 빨리 뛸 수 있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의 삶과 일에서 Zone 2 훈련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충분히 실천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