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생을 내가 ‘내향인'인 줄 알고 살아왔다. 실제로 mbti 검사를 하면 I 가 80점이 넘게 나온 적도 있다.
‘난 완전 찐 내향인이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주변에 내향적인 친구들을 보면 집을 가장 좋아하는 집순이였다. 그런데 난 절대 그렇지 않았다. 집에만 있으면 에너지가 바닥이 났다. 혼자 매일 ‘어디라도' 나가야 했고, 오랜 시간 나갔다 온 날에는 잠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
그래서 가끔은 ‘나 외향인… 인가?’ 싶었지만,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외향인 친구들과 너무나도 달랐다. 그들은 밝고 상냥했고, 난 조용하고 차분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건 힘들었고, 혼자 있는 게 편했다. 그렇게 항상 결론은 같았다: ‘그래 난 내향인이 분명해.’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난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혼자 있는 게 편했던 건 맞다. 하지만, 편한 거랑 좋은 건 다르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 나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를 인정받고 알리고 싶었지만, 차마 먼저 그들의 세상에 뛰어들기에는 겁이 났다.
‘내가 부담스러우면 어떡하지?’
‘나를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나를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사람들과 함께할 때면 이러한 생각들이 나를 너무 괴롭게 했다. 이러한 생각들 탓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못 한 적도, 대답할 타이밍을 놓친 적도 많다. 그러면 또 그런 자신이 얼마나 미워지는지… 난 정말 왜 이러니부터 시작해서,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 친해지는 사람들의 마법 같은 비법이 너무나도 간절하게 알고 싶었다. 그렇게 그들을 부러워하다 지쳐 그냥 ‘그래 혼자가 제일 속 편해'라고 단정 지어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혼자 있는 선택을 할 때마다 나는 내가 간절히 지향하는 삶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그걸 알면서도 같은 선택을 하는 자신이 너무 미웠다. 사람들 속에서 더 많은 도전과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평생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을 하면서 살아가는 거? 생각만 해도 싫었다. 평생 내가 될 수 없는 그 사람들만 부러워하며 자기합리화하면서 혼자를 택하는 나? 진짜 너무 싫었다.
물론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들을 모조리 다 피하면 편하기는 하겠다. 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삶은 편안하고 성장이 없는 삶이 아니었다. 나는 나를 더 좋아해 주고 싶었다. 그렇기 위해서는,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러려면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인정하고 조금조금씩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믿었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내향인 —> 외향인으로 나를 바꾸려 노력했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외향적인 사람이었지만, ‘내성적‘인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내향적인 성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기 위해서는, 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외성적‘인 성격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더 좋아해 주기 위해, 성격을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남들 눈에는 내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안에서 느껴지는 변화가 크다는 거는 확실하다.
**Ask yourself: 나는 진짜 내향인인가 아니면 낯을 많이 가리는 외향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