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솔로가 멋지게 들린다는 친구의 말에>
기타 살 생각에 엄청 설레지 않니? 내가 진짜 그랬는데. 응?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보통은 네가 좋아하는 밴드의 보컬이나 기타리스트가 메고 있는 악기를 멍하니 보는 게 끝이었을 텐데, 정작 내가 기타를 시작하는데 뭘 사야 하나…? 하고 고민이 생길 거야. 여러 악기 사이트를 둘러봐도 가격대나 생긴 것, 종류가 천차만별이거든.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깁슨? 레스폴? 기타에 관심이 없던 너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브랜드와 모델명에 굉장히 낯설 거야. 물론 난 듣기만 해도 행복하지만...
한편, 너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인터넷에서 기타를 찾다 보면 세간에 ‘입문용 기타’ 라 소개하는 많은 브랜드의 모델들을 봤을 거야. 여기서 나는 입문용 기타라는 단어를 내걸고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추천하지는 않을 작정이야. 물론 그렇다고 그 기타들이 좋지 않다는 게 절대 아니야. 꾸준하게 잘 팔리는 이유가 분명 있고, 소비자의 평균적인 수요를 잘 만족시킬 만큼 만듦새도 괜찮으며, 중고로 되팔 때 감가상각이 크게 떨어지지 않거든.
하지만 소리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며,
너의 눈과 귀의 취향이 첫 기준이 되어야 해.
미래의 락스타인 네가 고려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야.
첫째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악기를 따라 사는 게 좋아.
널 음악의 세계로 인도한 아티스트들이 분명히 있겠지? 사실 나는 그게 락이었으면 좋겠어, 헤헤.
어떤 장르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악기로부터 나오는 법이야. ‘저 사람처럼 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아티스트의 기타로 좋아하는 곡을 연습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보람찬 느낌은 없겠지?
만약 AC/DC의 앵거스 영이 너의 우상이라면 깁슨 SG를 사고 Back in black을 쳐보고 싶은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기타를 드림 기타로 삼고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어.
※아티스트의 기타는 대체로 브랜드에서 만든 일반 라인업의 모델인 경우도 있고, 그 일반 모델을 아티스트의 시그니처로 다시 리뉴얼하여 발매하는 경우도 있어. 공방을 통해서 맞춤(커스텀)으로 새로이 만들어 내는 모델도 있고. 라인업 안에서도 급을 나누어 판매할 때도 있기에, 네가 보고 예산에 맞는 적절한 모델들을 골라 구입하면 돼.
둘째로, 네가 보기에 예쁜 기타 여야 해.
사려는 기타의 외관이 사운드 등 다른 요소와 상관없이 네가 보기에 예쁘다면 그 기타를 사는 편이 좋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 예쁜 기타는 너의 연습 욕구를 자극시킬 거야. ‘어디 보자, 이쁜이’ 하고 맘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황홀한 심정으로 기타를 어루만지다 보면, 어느새 기본 코드부터 크로매틱까지 연습하는 너의 모습이 있지롱.
셋째로, 예산이 허락한다면 마음에 드는 값비싼 기타를 사자.
앗, 너무 대책 없이 말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네가 이렇게 구한 좋은 기타는 몇 년, 반세기가 지날 동안 연주와 관리를 꾸준히 해준다면 정말로 평생 가는 친구가 될 거야. 기타라는 악기가 유행을 따르기는 하지만 유명한 각 브랜드, 라인업, 개체의 소리는 절대적이거든. 네가 정말 열심히 연습해서 기타 치는걸 멋진 취미로 남기고 싶다거나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예산이 허락할 때, 실력이 안되는데 왜 비싼 거 쓰냐라는 주변의 비아냥은 무시하고 과감히 사. 값비싼 기타는 자기 역할에 굉장히 충실하단다. 대신, 큰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구매하려는 기타의 브랜드를 조금은 공부해야 해. 그 브랜드의 안정성과 명성, 기술력, 세간의 평, 소리 정도는 고려하고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또, 네가 기타에 익숙해지게 된다면 지금 쓰는 것에서 더 나은 악기로 업그레이드할 때 지출하는 비용을 미리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무언가를 살 때 부모님이 이왕이면 좋은 걸로 사자고 하시는 말씀이랑 같은 거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