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홀로인 섬이다. 먼 우주에서 보면 따로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있는 크고 작은 섬. 그 섬 중에 하나인 작은 섬. 내 이름은 독도다. 홀로 있는 것은 외롭다지만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소식을 전해주는 바람과 바다 친구들이 있어 괜찮다. 강물이 바다에 닿아 굽이굽이 흘러 온 이야기를 조용히 때론 소용돌이치며 들려줄 때면 신비로운 세상사에 호기심이 생긴다.
요즘 들어 내 이름을 지키는 일이 매우 어렵다. 내 이름을 다케시마라고 바꿔 부르는 이가 바다 건너에 살고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행위로 세상을 속이면서 나를 노리고 있다. 나는 항상 이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그들의 노림수에 울분이 서린다.
최근에 도쿄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성화 봉송 경로를 소개하는 지도에 내 이름을 바꿔 자기들의 영토인 것처럼 슬쩍 끼워 넣었다고 한다. 본래 치졸한 꼼수를 잘 쓰는 줄은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나도 참기 힘들다. 우리 정부의 항의에 맞대응까지 하다니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일본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유력 인사에게 뇌물을 줘서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검찰이 도쿄올리픽 뇌물 유치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하고 있고, 금품을 받고 유치를 지지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세계 평화와 화합을 내세우는 올림픽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한 일본을 규탄한다.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나를 마음대로 올려놓았다는 사실에 그들의 야욕을 읽는 것 같다. 전범세력의 후예인 아베 정권의 노림수에 욱일기 사용마저 정당화하고 있는 것 같다. 전쟁과 재침략의 야욕을 보이며 시대착오적인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일본에 맞서야 할 일이다.
나 독도는 나를 대한민국 지도로 돌려놓고 내 이름을 정정하라고 요구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동쪽 끝 동남쪽 200리 울릉도에서 87.4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나는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바닷속에서 솟아 올라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졌다. 괭이갈매기, 바다제비, 황조롱이 온갖 곤충과 조류, 해양생물인 내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내 안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가끔의 친구들에게 일본의 만행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도 생각했다. 천연기념물 제336로 지정된 나를 보는 눈빛들을 기억하기에 이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아 지켜만 보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나의 미래가치를 탐하게 될까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물론 나도 잘 알고 있다. 지질학적 가치가 크고, 해양 심층수, 천연가스 메탄하이드레이트, 미생물자원 인광석 등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것들을 노리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다. 일본 순시선이 인근 해양과학조사를 방해한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 해경이 잘 대응하고 있지만 내 주변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일본의 만행이 생각나 소스라친다.
나를 찾는 관광객들은 보면 힘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행동을 일삼고 소리를 치르며 사진만 찍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그들을 볼 때면 나는 모르게 입도를 못하게 바다 친구들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구름과 바람과 폭우를 불러들여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길 때도 있다. 외로운 시간이지만 잘 보존 관리하여 나를 지켜내고 싶다.
얼마 전에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6월 스페인 방문 시 안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이 1730년대 대한민국 지도를 보여주었는데 그곳에 내 이름 독도가 표기되어 있었다. 서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 ‘조선왕국전도’는 귀중한 자료라니 일본은 반성하길 바란다. 더 이상 나를 흔들지 말라고 동해바다 친구들을 보내 혼내주고 싶지만 인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역을 넘보지 말라.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 영토다. 내 이름은 독도다. 비록 바위섬이지만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 나는 외롭지 않다. 풍문으로 듣는 이야기들 때문에 더 이상 불편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아침이 시작되는 최동단 평화의 섬. 요즘 들어 나를 수호하는 일이 참 힘들다.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해놓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침략의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하라”라고 독도수호 특별위원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목소리를 냈지만 도리어 적반하장유분수란 말을 되뇌게 한다.
내 이름은 독도다. 나를 논하려면 나 독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나를 지키기 위해 두 차례나 안용복이 도일 활동을 하여 받아들여지기까지 나는 버려진 섬이었다.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섬임을 인정하는 공문을 대마도에서 보냈다지만 조정에서는 일본과의 마찰을 두려워했을 뿐 섬을 찾아온 안용복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감정만 내세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내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 생각한다. 나는 동해안 어부들의 생존문제와도 연결되어 있기에 나는 나를 찾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멈출 수가 없다. 평화의 가치를 중시하는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나를 내버려 둔 대가는 뼈아프고 혹독하다. 어쩔 수 없이 힘없는 나를 자책하게 된다.
일본이 체계적인 준비로 전 세계를 상대로 로비하여 내 이름을 빼앗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이제라도 나를 내 이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는 오랜 고독과 잊혀진 존재로 외면당한 섬이었다. 물론 먼 우주에서 바라보면 모두가 홀로인 섬이지만 이제는 “내 이름은 독도”라고 나를 제대로 알려 세상사와 조우하며 함께하고 싶다.
오늘도 접안을 기다린다. 때론 시끄러운 관광객들의 방문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너무 오래 누구의 관심도 없이 버려져 있었던 기억이 오롯하기에 괭이갈매기의 외마디도 정겹다. 내 이름은 독도, 모두가 홀로인 것을 알기에 동병상련의 아픔으로 세상사의 모든 일을 이해하련다. 다만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나다. 대한민국의 새벽을 여는 내 이름은 바위섬 독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