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맞았다는 말이 있다. 이룰 수 없는 꿈인 줄 알면서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핸드폰으로 날아든 메신저를 보고, 늦은 시간인 줄 알면서도 메신저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했다.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횡재를 노린 어설픈 욕심이 문제였다.
메신저를 여니 스타벅스 그림이 한눈에 들어왔다. 스타벅스 60주년 기념으로 선물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설문지에 답변을 하니 ‘축하합니다’가 뜨면서 선물 상자를 누르라는 글이 떴다. 나도 모르게 OK를 누르게 되었다. 9개의 선물 상자 중 3번을 누를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써져 있다. 뭐지?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무슨 선물일까? 한 번 누르니 ‘운수 나쁘게’가 뜨면서 두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 다시 누르니 축하합니다. 1000000원 획득했다는 내용과 함께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어설픈 금액 1000000원. 살다가 이런 횡재를 하다니? 눈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살면서 내 인생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았고, 사실 열심히 살아도 본전을 찾을까 말까 하는데 ‘이런 일도 있네’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20명의 친구에게 파란색 막대가 가득 찰 때까지 공유하라는 내용이었다. 20명이라서 간단하게 생각하고 공유를 했다. 스타벅스는 그래도 신뢰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별로 누르지도 않았는데 막대가 50%로 올라갔다. 뭔가 속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니겠지? 하면서 자세히 보니 5그룹에 20명으로 되어 있다. 막대가 조금만 더하라고 재촉하고 있어서 속은 척 눌러도 될 사람에게 눌렀다. 한 사람에게 여러 번을 눌렀는데 오류가 뜨지 않았다. 순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욕심 때문에 낯부끄러운 일을 했다.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겠는가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팩트를 검색할 생각은 잠시 잊었다. 밤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움직였다. 막대그래프가 올라갈수록 조금만 더 누르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드디어 파란 막대가 100%를 채우고 눌렀는데 꽝이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스타벅스는 50주년으로 해킹 프로그램이라고 되어있다. 낯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뒤늦은 후회, 미안하고 또 미안해졌다. 다행히 전달되지 않는 메신저가 훨씬 많아서 조금은 나아졌지만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음을 감히 고백한다.
살면서 추첨이나 당첨이 되는 행운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었다. 행사장 같은 곳에 가면 남들은 추첨이 되어도 내게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런 줄 알면서도 추첨이 되길, 때론 일확천금을 꿈꾸는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분명 제정신이 아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살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양면성이 있음을 깨닫는다.
누르기 전에 한 번만 인터넷을 검색해보았다면 낯부끄러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쉽게 당첨이 될 확률은 매우 낮다, 한 번쯤 의심해보았어야 했는데 아무런 죄의식 없이 남의 것을 탐낸 대가다.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꿈을 꾼다든가 무슨 일이 있으면 복권을 사야겠다고 할 때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이 복권을 산다. 복권 발행의 수익금은 의료지원, 복지지원, 교육지원, 지방자치 재정지원 등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복권 1,000원을 구입할 경우 약 410원이 복권기금으로 조성된다고 한다. 의외로 복권기금이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복권의 역사는 쾌 오래되어 서양의 경우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로 추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친목도모 및 서로 간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각종 계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2004년도에 복권 및 복권기금법 시행에 따라 복권 발행기관이 단일화되었고, 2011년에 연금식 복권이 도입되었다. 로또에 대한 기대는 버릴 수가 없나 보다.
좋은 일이 생기면 로또 맞았다고 한다. 좋은 꿈을 꾸면 로또를 사야겠다고 한다. 하지만 로또가 맞을 확률은 낮다. 낮은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lotto는 이탈리아어로 행운이라는 뜻이다. 행운이 그렇게 쉽게 굴러들어 올 리가 없다. 행운도 노력한 대가만큼만 오는 것이다.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가 생각난다. 어릴 적에 친구들과 풀밭에 앉아 네잎클로버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 찾게 되면 홀딱 홀딱 뛰면서 좋아들 했다. 책 속에 예쁘게 펴서 간직해 놓고 무엇이지도 모르는 행운이 찾아오길 고대하기도 했다. 그것이 무엇이라고, 눈이 빠지도록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풀밭에 앉아 찾았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행운에 대한 기대는 버릴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코인 이대로 두면 2030 다 망합니다’ 라는 문구를 보았다. 코인에 영끌 진입했다는 이야기다. 코인 잃고도 멘탈 유지하는 법도 있었다.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코인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좌절하면서도 일확천금의 행운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거는 이유일 것이다.
쾅 일 줄 알면서 로또를 사고, 당첨 프로그램을 누른다. 일확천금이나 횡재의 꿈은 버릴 수가 없나 보다. 그 대가로 상술이나 해킹 프로그램에 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생긴다. 뒤늦은 후회는 낯부끄럽다. 나처럼 메신저를 눌렀을 지인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살면서 행운이 생길 것이라는 로망은 버릴 수가 없으니 어찌하랴. 기대심리가 생기는 속물근성에 오늘도 낯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