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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미리 Nov 19. 2021

연기든 노래든 전달력이 필요하듯이 글도 독자가 공감해야

     

 “위대한 작곡가는 영감이 떠오른 뒤에 작곡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을 하면서 영감을 떠올린다. 베토벤, 바그너, 바흐, 모차르트는 경리사원이 매일 수치 계산을 하듯 매일같이 책상 앞에 앉아 작곡을 했다. 그들은 영감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라고 한 어니스트 뉴먼의 글을 읽는다. 영감을 받아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때문에 영감을 얻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루하고 고단한 낮이 가고 밤이 되었다. 책상에 앉아 영감을 얻기 위해 하얀 여백을 채워보리라.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진실되지 못한 거짓 호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때가 바로 글을 쓸 때가 아닌가 싶다.    


  오늘 동영상 하나를 검색했는데 서이숙씨와 송가인의 인연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서이숙씨는 송가인의 대학 은사님으로 송가인에게 연기지도를 했으며, 서이숙씨는 송가인이 대학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다고 말한다. 또한 송가인은 노래를 할 때도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으며, 연기든 노래든 전달력이 필요해서 연기수업을 했다는 내용이다.    


  처음 송가인의 노래를 들었을 때 마음에 울림을 남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냥 미스트롯 TOP 1위가 된 것이 아니다. 가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불교에서 시절인연이란 말이 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듯이 그렇게 송가인에게 때가 온 것이다. 그냥 기다린 것이 아니라 꽃 피울 모든 준비를 하고 다만 때를 기다린 것이다.    


  나는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 무심코 던진 선생님의 한 마디에 귀를 닫고 살았다. 그것은 상처가 되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감을 제로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한몫했다. 나는 노래방 시절을 살았다. 모든 것이 노래방에서 시작되어 노래방으로 끝나던 시절이 있었다. 노래방에 가서도 즐기지 못했고, 한쪽 구석으로 가든지, 노래방에서 살그머니 빠져나와 밖에서 서성거리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런 내가 송가인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산다는 진도의 집까지 가보았다. 음악에 대해 무지한 나도 그녀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데 음악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연기든 노래든 전달력이 필요하다는 송가인. 그렇다 글을 쓸 때도 이와 마찬가지이리라. 글을 쓰면서 자기과시나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글을 볼 때가 있다. 독자들은 그런 글은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무엇을 말하려는지 횡설수설한 글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자가과시나 자화자찬이 아닌 주제가 분명한 글은 독자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즉 독자가 공감하는 글이 된다.     


  어니스트 뉴먼의 말처럼 어떤 영감이 떠올라서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컴 앞에 앉아 글을 쓰다 보니 송가인과 관련된 글을 쓰게 되었다. 연기든 노래든 전달력이 필요하다는 소중한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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