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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미리 Nov 27. 2021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해라

-글을 쓸 때 인용의 필요성-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경우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한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을 좋아한다. 일반인의 사생활이라고 해서 별만 다르지 않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작가의 속내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작가가 직접 경험한 것을 읽을 때 더 흥미로워한다. 시와 소설은 작가가 직접 앞에 나서지 않는다. 시는 화자를 통해 소설은 인물을 통해 글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수필은 작가가 전면에 나서서 직접적으로 글의 내용을 제시한다.      


  우리는 시를 읽으면서 시인 자신의 서사라고 할지라도 화자가 이야기하려니 하는 마음을 갖는다. 소설을 읽을 때도 소설가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라고 생각하기에 허구라는 것을 알고 책을 읽는다. 하지만 수필은 다르다. 수필의 저자는 나와 동일시되어 수필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수필은 작가가 전면에 나서서 직접 내용을 제시한다. 수필을 읽게 되면 작가가 경험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작가가 경험한 글을 읽으면서 그 일상을 엿보기하는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필을 자기 고백의 문학이다. 자기가 경험한 재료로 글로 쓰다 보니, 관조의 문학 또는 자기 성찰의 문학이라고 한다. 엿보기하는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인용이다.     


  수필을 쓸 때 다른 사람의 격언이나 명언 등을 인용하게 되는데, 잘못 인용을 했을 때는 작가가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고 설명문 형식이 될 수도 있다. 수필이라고 하여 작가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그대로 글로 쓰지는 않는다. 즉 경험한 것들을 사실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을 재료로 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내는 창작활동이다.      


  좋은 글이라고 해도 무조건적인 인용은 안된다. 작가가 주장하는 글이나 내용이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독자는 공감한다. 즉 내 의견이 독단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인용은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남의 이야기를 할 때 내 의견만으로는 독자를 설득시키기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기 위해서 인용이 필요하다.     


  수필을 쓴다는 것은 작가 자신의 경험이 주가 된다. 경험한 재료를 바탕으로 해서 글이 시작되는 것이다. 작가의 경험이 빠진 객관적 사실만을 나열하면 수필은 설명문 형식의 글이 되고 분명한 주제의식도 없게 된다. 그래서 수필은 다른 문학 장르와 다르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쓸 때 격언이나 명언 등의 인용은 독자들을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   

   

  글이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시키는 형상화를 토대로 한다. 아무리 좋은 문구나 아름다운 문장도 작품의 주제와 어울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히 삭제할 일이다. 무지개는 일곱 빛깔이다. 조화롭게 어울리는 무지개처럼 단락과 단락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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