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폐쇄병동/ 승한

『그리운 173』

by 수인


승한 시인님의 『그리운 173』시집에서 173 폐쇄병동 - 달만 보면 내 가슴이 쿵쾅거리는 이유에 대하여를 읽어 봅니다.


173 폐쇄병동

- 달만 보면 내 가슴이 쿵쾅거리는 이유에 대하여



어느 날 갈비뼈 한 대를 뽑아 활을 만들었네

활시위를 팽팽히 당겨 강화유리창 밖으로 달을 쏘았네

달 속에 그녀가 살았네

내 화살을 맞은 그녀가 달 밖으로 튕겨 나왔네

튕겨 나온 그녀가 내 가슴으로 다시 들어왔네

다시 들어와 갈비뼈가 되었네

그때부터 달만 보면 내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네

그녀만 보면, 그녀만 보면

내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네




『그리운 173』시집은 173 폐쇄병동에 소제목을 붙여 쓴 연작시다. “모든 삶은 진화하고, 생존하다, 명멸한다”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폐쇄병동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을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다독일 수 없는 다독여지지 않는 사연들이 부풀어 있다.


하나님께서 이브를 만드실 때 아담의 갈비뼈를 뽑아 재료로 삼으셨다고 하는데 그 많은 뼈들 중에서 왜 하필 갈비뼈였을까? 매튜 헨리 목사는 “남자의 발로 만들지 않은 것은 짓밟히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고, 옆구리에 있는 갈비뼈인 것은 나란히 동등하라는 것이며, 팔 아래 있는 갈비뼈인 것은 보호받으라는 의미이고, 심장 옆에 있는 갈비뼈인 것은 심장과 가까이에 있어 사랑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시인의 갈비뼈는 이브가 되지 못하고 활이 되었다. 그 활로 달을 쏘았고, 시인의 이브는 달 속에 살고 있었을까. 불행하게도 차가운 달 속에서 튕겨 나오더니 시인의 가슴으로 다시 들어와 갈비뼈로 안착해버렸다. 달을 쏘아버린 대가로 시인은 가슴이 쿵쾅거리는 병을 얻었을까. 오순도순 동고동락하고 사랑받으며 살아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마도 그러지 못한 듯하다. 시인에게 그녀는 누구일까. 도처에 살고 있는 수많은 부처님 중 한 분 일지도 모른다.


폐쇄병동도 작은 사회라서 고통과 상처가 있고 감시와 처벌이 뒤따르는 곳이다. 폐쇄병동에서는 격리실을 안정실이라 부른다. 생존 법칙은 순종이다. 삶이 무기력하여 순종해야 살 수 있다. 강화유리창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그 밖이나 무엇이 다를까. 우리도 저마다의 이유로 가슴속에 폐쇄병동 하나씩 가지고 있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