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면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오늘 하루도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아니, 버텼다. 스마트폰 하나로.
방구석에서 스마트폰 하나면 1시간, 3시간, 6시간, 24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게 흐른다.
유튜브에서는 흥미를 자극하는 영상들이 나를 유혹하고,
각종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들이 배고픔도 느낄 새 없이
순식간에 하루를 허비하게 만든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모습을 본다.
그러면서 괜스레 자괴감에 빠져들었다가,
또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쟤들은 해외에 나가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구나."
방구석에서 하릴없이 누워 영상만 보고 있는 나 와는 굉장히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대로가 편하다.
일을 하지 않는 주말에는 그냥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도 않다.
연애? 하고 싶다.
하지만 30대에 다다른 지금, 무엇 하나 갖춰진 게 없는 나에게는
연애도 이제 부담이고 걱정거리일 뿐이다.
이대로가 편하다.
어느 순간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익숙해졌다.
혼밥, 혼술, 혼노, 혼쇼핑.
모든 혼자 하는 것들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TV 속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에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TV에 나오는 그들의 모습이
진짜 혼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은 하루에 몇 마디나 할까.
하루에 얼마나 움직일까.
생각해 보면 30대가 되기 전,
나는 누구보다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친구들, 선배들, 사회에서 만난 모임까지.
나는 끊임없이 연락을 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노력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결국 한 사람이 노력해야만 유지된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그저 만나면 만나고, 만나지 않으면
그냥저냥 잘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세상은 점점 개인화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혼자 사는 버릇들이 너무 물들어져 버려
인간이란 동물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망각해 버린 것만 같다.
사람들을 이러한 사회적 동물에서 개인적 폐쇄적 동물로 바꾸어 버린 것에는
스마트폰이 한몫 든든히 한 것 같다.
친구를 만나도, 모임을 가도
스마트폰을 쳐다보지 않는 시간이 몇 시간이나 될까?
아니, 단 30분도 넘기기 힘들 것이다.
나는 점점 더 개인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나만 잘 살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며든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 연락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리만 차지하는 사람들.
이전에는 인간관계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겼다.
두루두루 만나는 사람들과 끈끈하게 이어가려 노력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결국 나는 지쳤다.
타지 생활을 하는 나에게,
이제는 연락처 목록에 저장된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는 1000명이 넘었던 연락처.
어느새 절반 이상을 정리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다.
이런 현실이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어쩌다 나는 이런 개인적 사회문물의 선두 주자가 된 걸까.
혼자가 편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졌지만,
그 익숙함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나는 혼자가 좋아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점점 혼자여야만 하는 삶에 길들여지고 있는 걸까?
결국 나는 답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내 마음속 씁쓸한 무언가가 치유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