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타임머신
유튜브를 보다가,
옛 노래에 빠져 있을 때,
알고리즘을 타다,
전람회의 '취중고백'을 듣게 되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가 버리는 노래가 있다.
그때 그 시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떤 마음으로 그 노래를 들었는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때는 그 가사가 내 이야기 같았고,
나의 얽힌 감정을 풀어주었다.
노래 하나에 담긴 감정이
왜 그렇게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걸까.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 불렀던 노래.
밤새 웃고 떠들며
가사를 서로 엉망으로 부르면서도
왠지 그 순간은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들.
그 노래를 다시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건 노래 자체보다
함께 웃던 얼굴들이다.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노래를 들으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있는 기분이 든다.
노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다시 우리를 묶어주는 무언가가 된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듣던 노래도 있다.
같이 걸으면서,
때로는 차 안에서,
그 사람이 조용히 흥얼거리던 멜로디.
이젠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만,
문득 그 노래를 들으면
오묘한 느낌이 든다.
특히, 군대에서 첫 이별을 할 때,
싸이월드에 있던 그 노래
리쌍의 –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가 어디서 흘러나올 때면,
뭔가 그때 먹먹함 답답함도 같이 몰려온다.
노래는 그냥 소리가 아니다.
멜로디와 가사가 얽혀
기억과 감정을 불러오는 나만의 타임머신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듣는 이 노래도,
시간이 흐른 뒤에 또 한 번 나의 기억을 돼짚어주는 타임머신이 되겠지?
나의 추억타임머신에 다른 플레이리스트를 더 넣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