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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세상.

by 전 율

그냥 아무 뜻 없이,

끄적끄적거리다가

1+1 2+2,

2ㅌ10이 튀어나왔다.


옆에서 흘끗 쳐다보던 친구가 뭐 하냐 물었다.

그때 그냥 단순 호기심이 생겼다.


2ㅌ10이 뭐라고 생각하냐?


누군가는 미친놈 하며 웃고 지나갔고, 누군가는 곱셈 문제인 줄 알았다.

어떤 이는 진지하게 해석했다.

누군가 남기고 간 비밀코드라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자판기 오류다.

하나의 밈이다. 내 오늘 기분상태라며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린 그 짧은 기호 하나로 한참을 이야기했고, 웃었고, 생각했다.


정답은 없었다.


처음엔 그냥 장난이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문장에서 사람들은 정답을 찾고 있었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숫자 2에, 알파벳도 아닌 ‘ㅌ’, 그리고 10.


보지도 못한 글자 하나에, 다양한 반응들

오히려 그게 더 자유롭고, 유쾌했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정답을 찾아왔다.

시험지 위에는 늘 하나의 답만 있었고, 틀리면 감점당했다.

문제는 하나였고, 답도 하나였다.


하지만 삶은 시험지가 아니었다.

같은 문장도, 같은 풍경도, 같은 경험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됐다.


누군가에겐 크게 실패한 경험이, 인생의 끝을.

다른 누군가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이 '맞는가' 정답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걸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의미를 부여해주느냐였다.


우리가 나눈 “2ㅌ10” 같은 말 한 조각에도

그 사람의 경험, 감정, 분위기, 생각들이 온전히 전달이 되었다.


세상은 여전히 정답을 묻는다.

남들이 정해놓은 답을 따라가길 바란다.


정답은 없다.


정답을 묻는 세상에서,

우리는 질문하고, 상상하고, 즐기며 찾아 나아가야 한다.

나만의 해답지를...


누군가의 기준엔 틀렸을지 몰라도

내가 맞다고 하면 그게 답에 가까운 것이다.


그 누구의 답도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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