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집 앞의 스0필드는 명절 대목이 아니어도 주말엔 늘 붐빈다.
세 아이는 집에 있으라 하고, 아침부터 남편과 얼른 다녀오기로 했다.
"엄마, 잠깐만요!"
둘째 두희가 뭔가를 팔랑이며 다급히 뛰어왔다.
세희도 상기된 표정으로 뒤따랐다.
"이거, 이것도 가져가세요."
"맞아요. 핸도폰으로 어, 말 못 할 수도 있어요."
하얀 종이에는 청탁성이 분명한 제목이 써져 있었다.
『 마트 가서 쓰 는거』 돈 쓸 목록인가?
"이게 뭔데?" 혹시 모를 부정 청탁 증거를 남기기 위해, 용의자들의 사진을 찍었다.
① 거붕
① 거봉
② 망고
③ 귤
④ 스0칩
⑤ 딸기
마트가서사주세요.
까막눈을 면하더니 제법 또박또박 썼다. 누가 봐도 명절 장보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리스트다.
그냥 자기들이 먹고 싶은 목록이었다.
비록 부정 청탁이 의심되지만, 이렇게 우리 집의 설날 연휴가 시작되었다.
새해 청렴한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청탁드립니다.(합법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