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를 마치고 수업 시간이 조금 남았다.
뭘 하기도 애매한 약 7분 정도.
"자, 남은 시간은 조용히 자기 공부합니다."
"음소거합니다. 눈빛 허용, 제스처 허용."
"어허, 눈빛으로 이상한 대화 금지. 못생기기 금지."
"선생님, 춤은 춰도 돼요?"
"아, 춤은 허용이지."
그 순간, 중3 교실은 침묵 속에 들썩이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자기 벌어진 무음 댄스파티.
오두방정이 이렇게 고요할 수 있다니.
한쪽에서는 침묵의 공공칠빵을 하고 있다.
여학생 둘, 남학생 셋.
'공, 공, 칠, 빵' 준우가 자신을 연속 네 번 가리켰다.
옆에서 지희는 재빨리 만세 성공, 준우는 실패다.
은찬이가 말없이 준우 뺨을 때렸다.
"큽"
나는 아이들 몰래, 교탁 아래로 웃음을 밀어 넣었다.
또 다른 쪽에선 여학생 네 명이 머리를 맞대고 옥신각신 뭔가를 하고 있다.
번뜩 나와 눈이 마주치자, 넷 다 동시에 고개를 푹 숙였다.
"컹"
지유가 웃느라 코 먹는 소리를 냈다. 조용하던 교실에 펑 웃음이 퍼졌다.
지유는 얼굴이 빨개져서 필사적으로 손을 내젓는다.
...니가 아니긴! 우리 다 들었어.
"니네 뭐 하는데?"
뭘 하느라 책상을 들썩거리며 웃고 있는데!
가까이 가보니 내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손날을 펴서, 목을 치는 시늉을 했다.
7분이 지나고 종이 쳤다.
교실을 나왔다.
웃음이 길게, 꼬리를 끌며 따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