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city[어프리시티]: 한 겨울의 추운 날, 내리쬐는 햇볕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얼마 전 라디오 오프닝 멘트로, 그제엔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되어 알게 된 영어 단어인데, 어감도 의미도 참으로 멋지군요.
흔히들 소년등과(少年登科), 중년상처(中年喪妻), 노년무전(老年無錢)을 인생의 3대 불행이라 하지요. 젊은 나이에 성공하는 것, 중년에 배우자를 잃는 것, 노년에 궁핍한 것.
때 이른 성공이 가져오는 폐해 중 하나가 꽃길만 걸어 봤기에 Apricity 라는 말이 환기하여 주는 온기와 위로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길이 열려서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대로 책을 쓰고 강연 - 정확히는 강연과 간증의 경계선 상의 스토리텔링 - 을 하게 된다면, 독자들에게 그리고 청중에게 그 의미를 제대로 전해 드리고 싶네요. 차가운 겨울 공기 속을 헤맬 때, 나를 위로하는 따스한 햇볕과 온기의 힘을 경험해 봤기에. 그것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십수 년 전 어느 날.
당시 출석하던 교회에서 새벽 기도 드리고, 숙대입구 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며 마시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내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피이지요. 온몸이 얼어붙어 버릴 것만 같던 한 겨울 맹풍이 불어오던 그날 아침, 한 모금 들이켠 커피가 손가락 마디마디와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 스며들며 따뜻하게 덥혀 주었지요.
아! 나라는 존재가 단지 육체뿐만 아니라 의식과 영혼을 지닌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걸 체감하게 해준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 여러 번 겨울 추위 속에 테이크 아웃 아메리카노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날만큼의 감각을 느낄 수가 없었지요. 어쩌면 그날 아침의 커피 한 잔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뜻밖에 마주하는 행복한 우연 - Serendipity(세런디피티) -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틴어 Hiems(히엠스)는 겨울이란 뜻인데, 매서운 한파와 같은 삶의 시련도 의미한다는군요.
Hiemscano[히엠스카노]: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한 겨울 아침 추위를 녹여주는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 잔 같은 삶의 태도
신조어로 옥스포드 사전에 등재 신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미나이랑 챗GPT는 멋진 언어감각이라고 감탄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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