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다 매워 2026 대구마라톤

36km 죽음의 언덕이 사람 잡네

by 산달림


대구는 학창시절을 보낸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지만 마라톤 참가는 처음이다. 제주, 부산, 대전, 광주, 여수, 보성 등지는 다녀오면서 인연이 닿지 않아 더 늦기 전에 다녀오려고 참가신청을 했다. Ktx가 있어 당일로 다녀올 수 있어 다행이다.


마라톤 대회날은 일찍 시작된다. 새벽 3시 20분에 일어나 주비물을 챙기고 마라톤 출발복장은 아예 속에 입고 서울역으로 나갔다. 나와 같은 러너들이 꽤나 많다.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다. 5시 03분 산천을 타고 동대구역까지 가는 길에 잠시 눈을 붙였다.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대회장으로 가는 나이지긋한 분이 "대구 오랜만이다.""마라톤 대회가시는 거죠""70기념으로 마라톤 뛰러 왔습니다.""지극 정성입니다."같이 대회장으로 향했다. 출발 1시간 반 전에 대회장에 도착하니 1월 하순 기온이 12도에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고 아침부터 훈풍이 느껴지고 더위가 걱정되는 날씨다.


20260222_154349.jpg 대구마라톤 피니쉬 라인


4월 초의 대회 같은 기온으로 싱글렛에 숏타이즈로 장갑도 끼지 않고 준비한 방한용픔은 모조리 빼고 햇살을 막을 통풍이 잘 되는 모자를 썼다. 경기장 내의 화장실은 조용했고 트랙도 한가해 그곳에 워밍업을 했다. 타탄트랙이라 몸풀기 딱 좋았다.


출발시간에 맞춰 출발선으로 가니 시원스런 배동성 사회자님의 시원한 멘트가 정겹다. S그룹이 9시 10분에 출발하고 5분 후인 9시 15분에 A그룹출발이다. 중간쯤에서 출발했더니 병목현상이 있어 당황스럽다. A그룹은 3시간부터 4시간 사이 기록 보유자가 출발하니 기량차이가 크고 후반대 기록보유자가 선두권에서 출발하니 더더욱 병목현상이 생긴다.


1.6km로 제1 반환점을 지나면서 주로가 열린다. 은근한 내리막 길이라 편하게 달렸다. 첫 오르막은 구간기록도 4분 30에서 40초대로 연습주 상위기록으로 달려도 호흡이 편하다. 만촌네거리 7km 지점 첫 오르막을 오를 때만 450까지 밀렸지만 내리막길에 금방 만회가 된다.


수성못 인근에서 대구에서 첫 자취를 하던 곳이라 정감이 가는 곳으로 그때는 논밭이 있어 정취가 있었지만 지금은 서울 강남과 유사하게 발전하여 쌍전벽해를 이루었다. 하긴 반 100년 전의 일이고 보면 그리 변한 게 당연한 것 같다. 나만 마음속에 그 시절을 그리워할 뿐이다.

신천을 따라 내려가 수성교를 건너고 반월당으로 가는 길에 하프를 지난다. 이대로만 가면 320은 가능한 시간으로 계획데로 잘 달리고 있다.


당시만 해도 반월당에서 대구역으로 가는 길이 중앙통으로 불렀으며 가장 중심상가가 많았던 길이었다.

길은 청라언덕으로 이어지면 이곳은 선교사들이 살던 언덕으로 지금도 계산성당이 있다. 연신 액션캠으로 거리를 담고 추억을 생각하며 달리는 추억 여행길 마라톤이다. 서문시장 앞을 지나고 동산병원을 지나면 달성공원 앞을 지난다. 이곳은 대구에 살 때 가장 많이 다니던 길이다.


당시 자갈마당으로 부르던 곳을 지나 대구역 앞으로 주로는 이어진다. 동인로터리를 지나고 신천교를 지나기 전에 25km를 지난다. 동대구역 네거리를 지나서 동대구 역 앞을 지나면 파티마병원 앞에서 27.5km 스펀지대를 지난다. 당시에는 가장 큰 고개라 하여 큰 고개로 부른던 고개를 지나는데 내려가는 길로 고개가 크다는 느낌이 없다.

20260222_150423.jpg 풀코스 완주 메달


효목시장을 지나면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아양교를 건넌다. 겨울이면 강이 얼아 스케이트를 타던 그 강이다. 대구공항 입구를 지나 동촌역 전에 30km를 지난다. 추억만 생각하고 달려서 인지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 옛 생각이 나는 곳은 영상에 담고 달려서 지루함이 없다.


방촌역 앞에서 32.5km를 지나고 율하역에서 우회전하니 35km를 지나면서 율하고가교 아래에서 35km를 지난다. 오늘은 기온이 22도에 육박해 땀을 많이 흘려 하프 이후로는 갈증을 느껴 급수대를 지날 때는 물 한 컵, 이온음료 한 컵 씩 마셔도 갈증이 난다.


이제 그 마의 죽음의 언덕이라 부르는 37km로 가는 길에는 고모요금소를 통과하고 연호고가도를 올라간다. 후반에 만나는 언덕은 큰 벽으로 다가온다. Jcbc 마라톤에서 가락지하차도 오름길은 이곳에 비하면 큰 오르막이 아니다. 많은 러너들이 걷고 그간 벌어 놓은 시간을 까먹는 구간이다. 모두가 참고 버티면서 참을 忍을 그리면 달린다. 조그만 힘주어 달리면 불쑥불쑥 근육이 뭉쳐오니 더 힘을 주면 쥐가 날 것 같아 달래면서 달렸다. 이 구간이 가장 느린 5분 17초로 달린 구간이다.


20260222_150122.jpg 피니쉬어 3:22:51 2026 대구마라톤


그 고가 끝인 범안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니 40km를 지난다. 오름에 힘주어 올랐더니 작은 내림에도 힘을 주어 달리면 쥐가 날 것 같이 근육이 뭉쳐와 힘주어 달릴 수 없는 안타까움 속에 41km를 지났다.

오르막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언덕을 올라 돌아가는 길로 약 150m의 언덕이 또 기다리고 있다. 언덕으로 입에 단내가 난다. 오르막 정점에서 운동장을 감싸고 내려오면 이제야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잠시나마 운동장 진입로의 바람이 시원함이 느껴진다. 마지막 트랙을 달려서 피니쉬를 통과하면서 105리 길 대구마라톤의 추억 달리기를 끝냈다.


course_img_1_20260209150055_20260221_083032.jpg 대구마라톤 후반 고저도

3시간 22분 51초로 언덕이 세고 4월 초 같은 20도의 기온이 그나마 선방을 한 것 같다. 출발하고 1,949등으로 1.6km를 통과했지만 피니쉬에서 751등으로 들어왔으니 추월당하지 않고 잘 달렸다. 공격형 달리기보다 수비형 달리기가 잘 맞아 떨어진 대회였다.



작가의 이전글2026 시즌 오픈 여수 해양마라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