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일출 푼힐 전망대

안나푸르나 일출 명소

by 산달림

안나푸르나 산군 위로 뜨는 명품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푼힐을 꼽는다. 푼힐의 멋진 일출을 기대하며 일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방한옷을 챙겼다. 이곳 푼힐의 새벽은 쌀쌀하다 못해 춥다. 옷을 단단히 챙겨 입어야 하고 장갑도 꼭 챙겨야 한다. 해가 뜨기 전에 올라야 하니 랜턴도 챙겨야 한다. 새벽녘에 우박이 내리고 빗소리가 롯지의 함석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일출을 기대했던 마음이 조금은 어둡다.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헤드렌턴을 머리에 끼고 새벽 공기가 차가워 방풍옷을 챙겨 입고 나오니 부지런한 트레커들은 푼힐의 일출을 보기 위한 랜턴 불빛이 푼힐로 줄을 잇는다.


푼힐에서 보는 마차푸차레 일출

어제 힐레에서 만났던 영국에서 온 아가씨를 또 만났다. 체력이 약해 먼저 나와 천천히 올라가는 길이란다. 푼힐 전망대까지는 줄곳 오르막 계단이 이어진다. 입구에는 전망대 입장료로 50Rs를 받는다. 오름길에서 서두르면 가벼운 고소 느낌이 있다. 평지와는 다른 3,000m 높이라 호흡이 가쁘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걸을 한걸음 높이를 더해 본다. 숨이 가쁜 트레커를은 곳곳에서 쉬기도 한다.


어둠 속을 근 한 시간 가량 오르면 푼힐 전망대다. 아직은 일출을 많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으로 주변이 서서히 밝아 온다. 안나푸르나 지역에서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푸차레, 히운출리가 압권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트레킹족들로 각국의 말씨가 들리는 인종 전시장 같다. 일출을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푼힐 전망대는 3,210m의 높이로 이른 아침은 찬 겨울을 느끼게 된다. 트레커들은 모두 동쪽을 바라보며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일출은 늘 긴 뜸을 들이기 마련인데 고산은 더욱 그러하다. 주위가 서서히 밝아 오면서 동녘 하늘이 먼저 붉게 물든다. 고봉 아래로 운해가 바다를 이루고 출렁인다. 고봉들의 정상부가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일출은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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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힐 전망대에서 보는 안나푸르나 남봉, 마차푸차레, 다울라기 일출


하루의 탄생을 알리는 일출. 그 순간은 신비스럽기조차 하다. 대지에 빛을 비추고 생명을 깨운다. 어둠을 벗고 웅장함을 드러낸다. 히말라야의 풍경은 할 말을 잊게 한다. 일출에 따른 시시각각 변해 가는 모습에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푸차레가 선명히 다가온다. 이제야 안나푸르나에 온 게 실감이 난다.

새벽이슬을 머금고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함초롬히 얼굴을 내 밀고 있다. 척박한 땅에 피어난 모진 생명이라 애틋한 정이 더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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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힐 전망대 전망탑,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프차레, 푼힐의 이슬을 머금은 야생화


롯지로 돌아와 아침식사는 카레로 먹고 7시에 다시 길을 나섰다. 청량하고 상쾌한 아침이다. 고레파니에서 데우랄리로 가는 길은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가 활짝 피어 천상의 꽃밭을 이룬다. 랄리구라스 터널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길이 어디에 있을까? 데우랄리가 2,990m로 높이를 더한다. 오름의 곳곳에는 트레커들의 쉼터가 잘 마련되어 있어 쉬어간다.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인사는 '나마스테'다. 히말라야 산자락 어디에 있더라도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누는 인사말이다. 그 뜻은 단순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아니다.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여기서 신은 종교적 의미의 신은 아니다. 나마스테는 참 따뜻한 말이다. 언어 그 이상의 힘을 갖고 있는 상대를 향한 마음이고 사랑을 담은 메시지다. 나마스는 고개를 숙인다. 스테는 당신을 향함이란 뜻이란다. 얼마나 깊은 뜻인 담긴 인사말인가.


트레킹 길의 의자는 없지만 쉬어 가는 쉼터


주변의 산들은 랄리구라스로 온통 붉은 꽃으로 물을 들인 랄리구라스 산이다. 점심은 달밧으로 깨끗이 비웠다. 이곳은 식사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음식 만들기를 시작한다. 아무리 빨라도 짧아야 30분 길면 1시간까지도 걸린다. 빠름 빠름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좀 긴 인내가 필요하다. 그 느림과 기다림을 참을 수 있어야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점심식사 후 오름길을 올라 반단티에 도착했다. 그때가 13:30인데 포터가 "피니시"라고 한다. 그래도 츄일레까지는 가야 하지 않나 했더니 거긴 롯지가 한 곳 밖에 없어 성수기에는 숙소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롯지 앞에 잔디마당이 있어 가장 주변 경치가 좋은 그곳은 모든 트레커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이다. 인기 있는 지역이라 큰 여행사에서 단체로 미리 예약을 해두어 롯지 구하기가 쉽지 않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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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길의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


늘 산행에도 해가 져야 산행을 끝내는 습성에 젖어 2시가 되기 전에 하루를 끝내는 건 아무래도 좀 아쉽다. 오후로 가면서 잔뜩 흐린 하늘이 3시를 넘기더니 비가 내린다. 그 빗속을 말레이지야와 중국 단체팀은 우중 트레킹을 하고 옷이 비에 젖어들어온다. 비가 오기 전 일정을 끝낸 우리가 잘 선택한 건가. 이곳의 날씨는 오후에는 자주 한줄기 비를 뿌리곤 했다. 일찍 출발해서 일찍 목적지까지 걷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비를 맞지 않고 트레킹을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음날 아침까지 남은 긴 시간은 책을 읽고 일기도 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비가 그치면 랄리구라스 숲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이 랄리구라스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시기였다. 랄리구라스는 붉은색, 분홍색, 흰색까지 다양하지만 네팔에서는 붉은색만 네팔 국화로 하고 있다고 한다. 반단티가 3,180m로 내일 아침에 이곳에서 보는 아침 일출이 장관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랄리구라스 뒤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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