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거래'로 읽히는 순간의 씁쓸함

by 바람

좋은 것은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내가 미처 놓쳤던 것들을 다른 사람은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보를 주고 받기도 한다. "나는 몰라서 놓쳤지만, 너는 꼭 챙겼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것은 보상 심리보다 일종의 애정 섞인 오지랖이다. 하지만 이 순수한 다정함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곡해될 때, 마음에는 깊은 생채기가 난다.


직장 동료에게 최근에 어느 쇼핑몰에서 구입한 제품을 자랑했다.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품이라 더 구매할 계획은 없어 보이지만 자사몰이 가장 저렴했기에 기꺼이 가입을 하고 제품을 구입을 했다. 그런데 내 이야기를 듣더니 본인도 구입하고 싶다고 하길래, 내 아이디를 추천 아이디로 등록하면 적립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나는 추천인 아이디가 없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던 터라, "나는 못 받았지만, 너는 적립금을 꼭 챙겨 받아"라는 아주 단순하고도 따뜻한 의도였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당황스러웠다. 적립금은 추천인에게도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는 마치 내가 물건이라도 팔아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인 양 경계를 했기 때문이다. 영구적인 제품이라 나는 다시 그 쇼핑몰을 이용할 가능성은 희박해서 적립금이 쌓인다 한 들, 내게는 무용지물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판단을 하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그러면서 가입을 하다 말고는 의심 섞인 눈초리로 가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는 아주 사소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특히 직장이라는 삭막한 곳에서 이런 작은 배려는 서로를 숨 쉬게 하는 산소같다. 하지만 상대의 호의를 일단 의심하고 보는 태도는 그 산소 공급원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것을 담을 그릇이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결코 전해질 수 없다. 내게 필요없는 적립금보다 훨씬 값진 것은 누군가를 위했던 나의 '고운 마음'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스스로 다독여본다.


다음에는 좋은 것을 발견한다면, 그때는 그 가치와 내 진심을 오롯이 알아봐 줄, 마음의 결이 고운 사람에게만 살며시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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