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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과르디올라는 또 다시 넓이를 택했다.

■ 과르디올라는 또 다시 넓이를 택했다.


WBA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초기 어려움의 수렁에 빠져있는 팀과 동일한 팀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는 최근 팀의 에이스 KDB와 후방의 살림꾼 워커마저 부상으로 잃으며, 최전방의 아게로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큰 공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승 행진을 통해 또다시 우승에 가깝게 떠오른 데에는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선택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판단합니다.


또 다시 '넓이'를 통해 상대 수비가 아무리 두텁게 있더라도 손쉽게 무너뜨리며 과거의 아성은 이어지고 있다고 소리치는 듯 보입니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가 공격 과정에서 고전한 부분은 '다비드 실바'의 공백이 매우 컸습니다. KDB가 넓게 움직이거나 직접적으로 박스를 타격하는 모습이 빛을 내던 우측면과 달리


좌측면 수비수 기용에 굉장한 애를 먹던 맨시티는 그나마 실바의 존재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 좌측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양쪽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실바의 부재 이후 KDB의 좌우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중앙화 혹은 좌측면으로의 의도적인 움직임은 실바와 제수스 최전방 투 톱으로 박스 안 우위를 가져가며 이겨내려고 했으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KDB의 주로 뛰는 위치의 변경이 큰 작용을 했습니다. 안그래도 컸던 본인의 부담이 실바의 이탈로 그의 역할을 도와야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경기 중에 볼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박스에서 멀리 내려와서 빌드업에 가담하고 이후에 공격을 가담하며 측면으로 왕성히 움직이는 등 KDB에게 더욱 만능의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펩 과르디올라는 과거 본인들이 가장 잘하던 모습으로 일부 회귀했습니다.


사네 - 스털링으로 이어지던 측면을 넓게 활용하며 상대 수비의 공간을 만들어낸 후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을 다시금 보여줬습니다.


보다 자세히 말하면 상대 CB - FB의 공간을 발생시켜 상대 박스 안 하프 스페이스로 볼을 진출시키고 박스 안에서 볼을 연결짓는 득점 확률이 높은 축구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번 WBA전 KDB와 실바가 모두 없는 상황에서의 운영은 과거의 세밀한 형태가 분명히 달랐습니다.


스털링이 주로 위치한 우측면 사이드에서 스털링 혹은 측면 자원이 볼을 잡았을 때


귄도안과 마레즈가 박스 앞에서 투 톱과 같은 형태를 이루었습니다. 진첸코도 의도적으로 안으로 좁혀들어와 귄도안의 전진을 서포트했으며 베실바는 상황에 따라 스털링에게 수적 우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칸셀루 역시 후방에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위해 스털링의 패스 선택지로 위치했습니다.


반면 반대편 좌측면 사이드에서 포든이 볼을 잡았을 때는 펩 과르디올라가 포든의 자율성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는 점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포든의 움직임에 따라 전반적으로 팀 동료가 움직여주는 모습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바깥쪽으로 움직이거나 빠르게 볼을 연결해주려 한다면 다가가 볼을 받아주기 위해 접근했으며, 안쪽으로 움직이려고 할 때는 측면으로 돌아 뛰어주며 포든에게 향하는 수비수를 떨어뜨려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해당 경우에는 스털링이 보다 박스 안으로 들어오며 같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박스 인근에서의 움직임은 귄도안은 보다 포워드처럼 베실바는 보다 미드필더처럼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본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넓이를 최대한 벌리자 나타나는 공간 그리고 공간을 활용하며 침투한 박스 그리고 박스 안에서의 득점의 확률을 모두 차례차례 잡아간 맨체스터 시티와 펩 과르디올라.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위해 앉힌 감독이지만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못딴다며 비아냥을 듣지만


글쎄요. 이제 펩 과르디올라가 떠난 이후 맨체스터 시티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파이가 더 커졌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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