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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토마스 수첵 : 얀 콜러, 펠라이니 그리고 수첵

웨스트 햄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

■ 토마스 수첵 : 얀 콜러, 펠라이니 그리고 토마스 수첵

축구 선수에게 ‘피지컬’은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바로 ‘힘’, ‘속도’, ‘높이’입니다.

우리는 피지컬에 특출난 선수에게 꽤나 열광합니다. 뛰어난 힘을 가진 선수가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고 나아갔을 때, 준족의 선수가 공간을 향한 볼을 차지하기 위해 달릴 때 그리고 누구도 닿지 않은 것처럼 높이 솟은 공을 머리에 맞출 때 등

특히나 유럽 5대 리그 중 선수 간 피지컬 경쟁이 가장 거칠다고 알려져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힘, 속도, 높이를 인정받는다면 꽤나 영광스러운 기록입니다.

인기의 스포츠 만화 ‘하이큐’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은 날개가 없기에 나는 법을 찾은 것이다.’

과거 효율적인 롱 볼 축구를 꾸준히 구사하던 PL는 그 여느 리그보다 높이를 중요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유가 축구 전술의 중요한 가치로 대두함에 따라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성이 달라졌고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도 점차 볼을 소유한 상태로 속도와 개인 기량에 더 많은 무게를 쏟게 되었습니다.

또 시간은 흘러 축구에서 자신의 팀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잘 찾고 적용하는 팀이 강해짐에 따라 프리미어리그도 다시금 높이에 주목하기 시작했죠.

특히나 웨스트햄의 모예스 감독은 이 부분에서 독특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애버튼을 지도하던 시절 펠라이니와 케이힐이라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들을 박스 안으로 과감히 투입시켜 공중볼 경합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았죠.

마찬가지로 지금 웨스트햄을 지도하는 상황에서도 모예스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활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거두고 있는데. 그 선수는 체코의 타워로 불렸던 얀 콜러의 후배인 토마스 수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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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내 진정한 폭격기

모예스 체제에서 웨스트햄은 경기 당 공중볼을 21.3개 가져가며 리그에서 4번째로 높은 시도를 합니다. 이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리그에서 세트피스로 8골을 집어 넣으며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세트피스로 내어준 실점은 단지 2골에 지나지 않으며 아스날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웨스트햄은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경우가 29%로 리그 최하위이며 일명 ‘6야드’라고 불리는 위치에서는 14%의 슈팅을 기록하며 골문 가까이에서 슈팅을 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첵은 너무나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2m가 조금 안되는 장신으로 웨스트햄에 임대 후 쏠쏠한 결과를 가져다 주며 깊은 인상을 통해 완전 이적으로 런던에 자리 잡았습니다.

수첵은 과거 펠라이니가 몇 번이고 떠오르는 플레이를 보여주는데 특히나 펠라이니의 인상 깊었던 공중볼 경합은 쏙 빼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선수의 놀라운 점은 경기를 보면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리그 2/3을 기준으로 경기 당 7개 이상의 공중볼 경합을 시도하는 선수 중 가장 승률이 높습니다.

61.7%라는 어마어마한 공중볼 승률은 심지어 9.4개를 시도하며 셰필드의 맥버니, 번리의 크리스 우드라는 걸출한 타게터 스트라이커에 이어 3번째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죠.

다음으로 승률에 높은 선수가 리즈의 리암 쿠퍼이고 앞서 언급한 맥버니, 우드 뿐 아니라 르윈, 벤테케 등 걸출한 일명 ‘공중 폭격기’라는 별명을 지닌 선수들 보다도 높습니다.

독특함을 증명하는 데이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웨스트햄에는 크레스웰이라는 걸출한 세트피스 키커가 있기 때문에 수첵은 후순위인데 경기 당 0.7개의 세트피스 상황 슈팅을 기록 중입니다..

즉, 이는 웨스트햄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첵을 노리고 있으며, 수첵은 세트피스 기회를 슈팅으로 만들고 있다는 뒷받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칼버트 르윈 그리고 매과이어와 동등한 수치로 꽤나 매력적인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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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을 지을 수 있는 뚝배기 하지만 전부가 아니다.

수첵은 현재 리그 팀 내 득점 1위입니다. 득점의 순도 역시 좋습니다. 풀럼과 애버튼에게 거둔 1:0에서 결승골을 각각 기록했으며, 브라이튼과의 경기 2:2 무승부를 얻어낸 동점골, 리즈와의 경기 선제골 헌납 이후 동점골로 역전의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수첵의 존재 자체로 상대 팀은 큰 부담에 휩싸이며 수첵이 직접적으로 골문을 타격하지 못하더라도 높이에 우위를 가져가는 웨스트햄을 상대하는 팀은 골치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수첵은 단지 일명 ’뚝배기’용은 아닙니다.


지난 시즌 코로나로 인한 리그 중단 이후 재개한 상황에서 인상 깊은 기록이 많은 이를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웨스트햄의 토마스 수첵만 리그 재개 이후 경기 당 12km를 뛰어주는 유일한 선수로 기록된 것입니다. 웨스트햄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앞뒤로 많이 뛰어주며 박스 투 박스 형태의 움직임으로 팀의 공수 양면에 도움이 되는 선수입니다.

또한 패스 블락은 경기 당. 0.9로 꽤 높은 편이며, 수비 걷어내기는 경기 당 평균 2.2개로 리그 2/3을 소화한 중앙 미드필더 중 1위를 기록합니다.

이렇게 공수 양면에 걸쳐서 피지컬 활용을 만점으로 해주는 선수 덕분에 웨스트햄은 지난 시즌 승점 39점으로 강등 위기에 직면했었지만 리그 1/3 진행 중인 지금 벌써 26점을 성취하며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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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장점은 데클런 라이스와의 파트너십

그 중에서도 수첵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공중볼 경합 능력과 더불어 팀의 에이스 ‘데클런 라이스’와의 파트너십을 꼽고 싶습니다.

지난 시즌도 꽤나 준수한 활약으로 램파드의 첼시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았던 라이스는 여전히 웨스트햄의 중심으로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라이스를 어떻게 더 극대화 시키고 활용하느냐에 팀의 운명이 달려있던 모예스 감독은 고민끝에 수첵을 통해 라이스를 한단계 진화 시켰습니다.

과정을 설명하자면 지난 시즌 라이스는 패스 선택지가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단순하다는 이야기를 돌려서 하자면 패스는 정확히 이어지지만 너무나 예측이 가능하고 뻔했습니다.

그 이유는 본인이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후방에 위치하며 수비수를 보호해야하는 역할을 자주 맡았기 때문에 점차 조심스럽게 실수를 줄이는 방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블이 아닌 수첵과 파트너십을 이룬 이후 라이스는 꽤나 변화했습니다.


노블의 노쇠화로 인해 라이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수첵은 앞서 말씀드렸던 엄청난 활동량을 기반으로 탄탄한 피지컬을 활용해 수비를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라이스의 수비 부담을 줄여줬습니다.

또 라이스는 본인이 압박을 당하는 타이밍을 미리 파악하는 능력이 좋은데 그러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올바른 위치에 수첵이 ‘짠’하고 등장하여 볼을 받아줄 패스 선택지로 작용하고 피지컬로 볼을 지켜 나아갈 수 있는 보완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수비 전환하는 속도가 발이 빠르지 않다보니 수첵은 어려움을 겪지만 라이스가 보다 앞 선에서 예측하며 끊어주며 정말 좋은 파트너십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런 귀신 같은 수첵의 활약 덕분에 라이스는 패스 선택에 더욱 적극성을 보였고 보다 더 과감하게 좌우로 전환 패스를 가져가는 등 더욱 매력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웨스트햄의 경기를 볼 때 체코에서 온 이 선수의 플레이를 살펴본다면 꽤나 재밌을 것입니다. 투지 넘치게 싸워주고 동료와 함께 한다는 느낌이 강한 수첵은 꽤나 매력적인 자원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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