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어렵다.

by mul

세상에는 어려운 것을 더 어렵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애매한 개념을 애매한 예를 들어 더 애매하게 설명한다.

한참을 듣는다. 집중해 본다. 들으려고 애쓰는 나까지 애매해진다.


후우....

책을 탁 덮는다.

강의를 툭 끈다.

문을 확 열고 나간다.

목 뒤가 뻣뻣하게 당긴다.

매운 게 확 당긴다.


‘시간을 안 들이는 걸까,

관성대로 말해서 그런 걸까’

이해해 보려고 애를 쓴다.

그럴수록 더욱더 매운 것이 땡긴다.


‘그래, 안 들은 것보다는 나으니까’

입술을 꾹 다문다.

내가 들인 돈과 시간이 계속 생각나서

날카로운 마음이 자꾸 고개를 치켜든다.

‘그게 그 사람들이 표현하는 최선일 수도 있으니까’

빳빳하게 치켜든 고개를 둥글게 깎아본다.


당신이 표현하는 그 어려운 말을 듣고 있는

나의 입장을 한 번쯤 스쳐 지나가며 생각이라도 해보았다면,

아니, 당신이 말하는 것을 당신이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아니, 당신이 당신에게 한 번 그 말을 들려줘 본 적이 있다면,


후우...

야들야들하고 매콤한 떡볶이가 땡긴다.

뜨끈한 어묵 국물이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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