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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그리고 잠시만 안녕

찰나의 순간들을 모아서

by 진정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 큼의 삶이 남았는지를 알고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그리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남은 이와의 인사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말 함께하던 이를 떠나보내며 삶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참 잠깐의 순간들이었다. 찰나를 모아서 순간이 되고 순간을 모아 인생이 되었다.


3일간의 장례를 치르며 남은 감정을 털어내야 했고 떠난 이를 보내며 아파해야 했었다. 현실로 돌아와 슬픔을 해소하기도 전에 하루가 시작되었다.

70을 채 넘기지 못한 이의 짧고도 짧은 인생의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마음이 너덜 해짐이 이런 걸까? 겨우 부여잡은 정신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하루를 더하고 그렇게 하루를 살아낸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살아가야 하니까... 떠난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생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만든 빵을 드시며 행복해했던 미소와 걸걸한 목소리로 나를 위해주는 말씀을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아프셨던 모습이 아닌 온전한 모습으로 기억 속에 남아계셔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심정과 생전에 더 뵙지 못함에 아쉬움이 남는다.


밝게 빛나던 불빛은 저물고 어두운 저 하늘의 별빛으로 빛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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