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도피하며 찾아낸 나의 행복

by 진정헌

안정된 삶과 여유를 가지고 싶어서 올라온 서울은 바삐 움직이는 차, 버스, 사람들에 의해 금방 깨져버렸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어릴 적 소망과 달리 처음부터 평범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덜컥 시작부터 해본다.

현실을 살기 위해선 당장 살아갈 돈이 필요했다. 매일매일 출근해서 1인분을 해내려 부단히 애를 썼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과 안정적인 수입이 주는 안도감도 찰나였다.

삶을 지탱하던 나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피어났고, 정답 없는 질문들을 스스로를 재촉하게 되었다.

답을 찾기 위해 혼자서 고뇌에 빠져고 어느새 돌아보니 우울에 잠겼다.

답이 정해져 있는 전형적인 이과형 인간에게 답이 없는 철학적인 질문을 계속 던진다는 게 어렵고 지치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막상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나에게 실망하기도 했다.

당장 이게하고 싶지 않으니 회피하기만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점점 내가 정의하는 나를 찾기 시작했다.

언제 즐거웠지?

뭐를 할 때 웃고 있었지?

스스로에게 작은 물음들을 풀어내다 보니 이때까지의 과거들이 생각났다.

책,

커피,

제과,

제빵,

꽃,

비누,

유럽미장,

운동 등등…

꾸준히 해왔던 것들은 지속해 낼 힘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일들을 즐거워했구나!

결론은 생각보다 쉽게 나왔다. 철학적인 고민들보다도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니까 답은 꽤 가까이에서 발견했다고 할까.

일상 속에서의 행복도 하나둘 알게 되었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가 커피 맛집일 때,

날씨 좋은 한강의 윤슬이 반짝일 때,

길어진 여름 해에 퇴근시간의 노을을 볼 수 있을 때,

직접 만든 디저트와 빵을 먹을 때 짓는 상대방의 미소,

꽃을 선물하며 받는 사람의 얼굴을 상상할 때,

중고서점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찾았을 때,

수없이 많은 순간들이 가득 채워졌다.

무심코 했던 게 아니라 반복된 행복의 기억들이 나를 있게끔 했고, 그 짧은 행복들을 이어 붙여 삶을 살아가는 것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