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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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선택지보다 더 어려운 건 여행 결정이었다.
드디어 짐 싸기가 시작된다.
이참에 캐리어도 새로 장만하라는 남편의 말, 세상에나..!
별도 달도 못 따줬지만 캐리어는 사 준다나..!
(...)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
어젠 핸드폰 속 갤러리를 탭으로 싹 다 옮겼다.
'나작가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DNA가 있었나보다.'
갤러리 속 구분된 앨범 중에서 카메라 부분만 무려 4천7백 장이다. 싹 다 옮기고 비웠다.
여행 내내 찍을 사진을 위하여 또 나름의 패션쇼를 해야 하니 옷장도 뒤집는다.
옷쟁이 했던 27년, 평생 옷좋사,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옷부자다. (옷좋사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 줄임말)
지금 드레스룸 옷들은 서로 나의 간택을 기다린다.
OOTD를 위한 구분으로 깔별, 크기별로 파우치에 담는다.
여행은 이렇게 준비하는 맛도 있지.
(OOTD는 '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 입은 옷차림 또는 오늘의 패션 스타일을 뜻한대.)
훗날 세상에 드러낼 나의 오패스를 모아 놓은 사진도 수두룩하다.
원마일 룩도 있지.
(원마일룩은 1.6km(1마일)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입는 편안하고 실용적인 복장을 의미한대.)
주 중 아침마다 손주 등원시키고, 매일 오후에 하원시킬 때마다 할미의 원마일 패션도 절대 소홀할 수 없었다.
사방 거울 달린 엘리베이터는 나의 패션 점검 무대다. 찰칵! 찰칵!
넣다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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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짐싸기, 아마도 몇 번을 넣다 뺐다를 할지...
모르긴 해도 여행 짐 싸고 풀기도 몇 번 남지 않았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니깐
믿ㆍ어ㆍ 볼 ㆍ수 ㆍ밖에!
틈틈이 캐나다 역사와 로키투어 여정을 예습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잖아.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 넓은 국토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국토면적이란? 국토 내의 수면 또는 연안해역을 포함한 국토의 총면적이란다.)
'마음껏 날아다닐까 보다.'
캐나다 밴쿠버 로키산맥을 둘러싼 호수? 호수를 둘러싼 로키산맥?이 아름답기로는 천국을 연상케 한단다.
'그래도 행복하다.'
비행시간은 갈 때 10시간, 돌아올 때 12시간가량이다.
기내에서 언니와의 수다도 한계가 있으니 혼자 즐길거리를 챙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빠지면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브런치도 그렇다. 작가님들의 출간소식이 부쩍 잦다.
나는 옷좋사이면서 책좋사이기도 하다. (책도 옷도 좋아하는 사람)
미리 손바닥 만한 미니북 [햄릿의 데미안]을 챙겼는데,
내 돈 내산 브런치 [소위작가의 부사책]과 [김분주 작가의 첫책]도 챙겨가야 할 것 같다.
분주하기만 하고 따분하기만 하던 일상에서 떠나게 되니 여유롭게 구름까지 챙겼다.
긴 비행도 지루할 틈이 없을 거다.
8년 전까지 27년 옷쟁이였던 철여는, 비수기 때마다 열심히 해외여행을 했다.
해외여행에서 확인, 또 확인해야 하는 분신 같은 여권부터 챙긴다.
만기 된 지난 여권에 찍힌 도장들을 보니 16개국이다.
미국은 두 번째다. 이번 미국은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들어가니 그야말로 출입국 발도장만 찍는다. 물론 비자신청도 끝났다.
설렌다.
설레발 사이로 또 심술궂은 구름 요정이 틈탄다.
'진짜 가는 거야?' ' 남편 두고?'
천사구름이 달려왔다.
'내가 가려줄게!'
여긴
오늘도 흐림
내 마음은 맑음...^&^
https://youtu.be/X4s4FXpt5Hw?si=fxzsIswhrz5h49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