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변경 (下)

죽변 울진

by 나철여

죽변항으로 직진했다.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기차와 경주하듯 이동카메라와 고정 카메라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쾌속 질주하니 가슴이 뻥뻥 뚫렸다. 바다를 봐도 바다 위 스카이레일을 봐도 막혔던 가슴을 탁탁 트이게 한다.


"우리도 타보자"


둘 다 경로예우를 받으니 둘이 타도 한 사람 티켓 같다.

때맞춰 바람이 불어주니 철썩이는 파도는 발밑에서 온몸을 적시는 듯했다.

모노레일을 바라보는 아슬아슬함도 일품이다.



조금 걸어가니 항구가 보였다.

고깃배도 항구로 들어왔다.

갈매기 울음소리에 맞춰 경매가 시작된다.

대게가 한창이지만,

오늘은 도루묵 가자미 새우가 한창인가보다.

바닷가의 신선한 풍경들에 쫓겨 다니다 보니 허기가 몰려왔다.

남편은 날것 주의, 회를 좋아하는 내가 메뉴 선택을 양보하고 겨우 찾은 생선구이집, 찾고 보니 숨은 맛집이었다. 돌솥밥의 찰기와 뽈락 가자미 고등어 모둠구이는 우리 입맛을 제대로 저격했다.



항구의 수산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는 부른 배를 소화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다.

찍고 또 찍고 두고두고 한 달 이상 먹을 양식이다.

자린고비처럼 사진 한번 보고 밥 한술 뜨고... 생각만 해도 좋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니 온통 작품이다.

글보다 사진은 더 빠르다. 공감이든 눈요기든.

훗날까지 안 가도 당장 봄이 오면 막바지 겨울의 추억을 녹여 줄 사진들이다.

Let it go~!


울진 왕피천을 잇는 은어다리,

행복이 알록달록 은어다리에서 은어 입속으로 쑥 들어간다. 꼬리를 잡고 손바닥에 눕혀주고 은어는 오래도록 우릴 기억할 것이다.


가끔은... 아무것도 아닌 팔짱,

대구로 내려가는 길에 왕피천 케이블카는 그냥 쳐다만 보고 아쿠아리움에서 또 인증숏 찰칵찰칵,

추억을 떼로 몰고 왔다.

무탈이 기적이라는 거,

일상이 감사하다는 걸 알고 나니 영부인이 아니어도 남편의 그림자로도 감지덕지다.


급 변경한 계획은 아쉬움 없이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행복전으로 충만한 하루였다.

____♡♡♡


이런 먹방같은 글은 후루룩, 휘릭, 정주행 맛으로...

上 下 편 순서는 상관없지만 상편 안보면 후회할 수도 있다.

하편도 끗.

<매일 안 쓰는 일기> 어제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