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짜증 나는 건 내가 귀여워서일까

by 김소하연

문득 그런 날이 있다. 호르몬의 영향도 아닌데 계속 짜증이 나고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도 싫고 내가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도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날에 나는 핸드폰을 off로 하고 잠수를 탄다. 내가 다시 집에 돌아온 지 벌써 2년이 되어가는데 이제 잠수를 타는 것도 내 마음대로 못한다는 사실에 문득 슬픔이 몰려왔다. 내가 우리 집에서 눈치 보일 나이가 되었고 그 눈치 받음이 내가 서른한 살의 인생을 잘 꾸려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큰 일렁거림이 왔다. 뭐가 문젤까. 그냥 평범하게? 아니면 평범함 보다는 조금 그냥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어느 회사든지 어느 무리든지 속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속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자란 곳이 전부라고 생각한 개구리는 실패를 맛보고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는 상태에서 나이랑 신체만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꽤나 비참하다.


sns를 하진 않지만 문득 모든 게 짜증 나는 날에는 일부러 들어가 본다. 나랑 똑같이 이곳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개구리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서 말이다.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어떻게 뻗어가는지 체감했다. 그리고 왜 나는 멈춰있는 걸까 싶었다. 지금 나는 친구들이랑 인연을 다 끊었다. 내 메신저에는 50명도 없는 연락처가 있다. 그래도 괜찮았다. 비교당하고 싶지 않고 내 삶을 내가 꾸리고 싶은 생각이 크니까.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리고 마음껏 슬퍼하면서 잠수탈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짜증이 난 이유는 내가 똑같은 일사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 것이다.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외치지만 나는 지금 우물 안에서 하수구 냄새가 나는 곳에서 첨벙첨벙 뛰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AI시대 생각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