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불과 전에 올린 글에 긍정적이라고 했던 글은 어디 가고 이제 생리주기가 다가오니까 엄청난 짜증과 부정적인 생각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백수의 신분으로 주말에는 약속을 잡지 않는다. 왠지 나가는 게 죄악감이 들기도 하고 지금 된통 감기에 걸려서 옛날에 잡아놓은 약속밖에 없다. 토요일에 오랜만에 약속이 있었는데 만나기로 한 친구가 독감에 걸려 파투가 났다.
오히려 좋아. 그날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자면서 코난을 봤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데이트가 있었다. 원래라면 말이다. 그런데 그날 갑작스럽게 출근을 하러 간다고 했다. 솔직히 말해서 괜찮았다. 밤 8시에 말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화가 났다. 그리고 울컥도 했다.
아니, 왜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안 해?
어느 순간 나는 맞춰주고 배려해주고 있는 사람이 되었고 상대방은 이런 일에 사과를 하지 않았다. 데이트하기로 했는데 출근이 잡혀있어서 미안해.라는 말이면 충분했다.
"으... 일요일에 출근해야 해."
끝이었다. 순간, 백수의 서러움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내가 제일 소중한 사람이 제일 미웠고 제일 꼴 보기 싫었다.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핸드폰을 열자 호르몬의 농락이었다.
"그럼 그렇지..."
치졸한 나의 마음은 쿨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서러움으로 적립했다. 취업만 해봐라 진짜 두고 봐라 하는 작은 복수심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가서 공부를 하다가 몸상태가 안 좋아져서 결국 예상보다 일찍 집에 왔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몸이 안 좋아서 일찍 집에 간다는 말에 병원가보라는 말과 함께 다음 주 화요일에 시간 되냐는 말이 나왔다. 짜증 났다. 본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야근을 기다리는 내 시간은 마치 쓸모없다는 것처럼 나를 짬처리하는 것처럼 못된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다 짜증 났다.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나 아프다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뭔 저녁이야!
내 인생의 취업은 상대방한테 중요하지 않다. 나를 제일 생각하는 건 나 자신이다. 내 취업과 성공을 바라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성별이 다른 존재여도 내가 아니다. 나랑은 다르다. 그는 그의 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이 있는 것이다.
버럭 화를 내자 이제야 태도가 달라졌다.
"그렇지... 시험 중요하지... 미안.."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시원했다.
"주말에는 청모가고 약속 있으면 평일에 만나려고 하지 마. 나도 내 할 일 있으니까."
더 이상 배려라는 단어로 휘둘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