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새로 지원한 병원에서 서류 합격 소식을 전해왔다. 이직을 결심하고 서류를 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들려온 소식이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복잡한 감정이 올라왔다. 동생이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이직이 비교적 수월하고 인력 수요가 많은 직군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내 감정은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현재 구직 활동을 하며 서류 한 장 통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하고 있다. 매일 공고를 확인하고 자기소개서를 수정하며 연락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동생의 합격 소식은 내 처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동생은 이미 면허가 있고 경력이 확실한 전문직이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 나는 여전히 불확실한 결과 앞에 서 있는 것 같아 괴로웠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좋은 소식을 듣고도 진심으로 기뻐해 주지 못하는 내 모습이 못나 보였다. 질투라기보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가깝다. 동생의 성취가 내 부족함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 자꾸만 위축되었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일도 지금 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저녁에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각자 걷는 길의 성격이 다르고 고용 시장의 상황도 다르니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고충과 책임감을 생각하면 동생의 합격은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일이다. 내 구직 활동 역시 나만의 속도가 있는 것이니 조급해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를 억지로 밝게 바꾸려 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다. 내일은 다시 내 이력서를 점검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