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회의 내 역할

by 김소하연

작은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그 조직에서도 사회가 있다. 각자마다 역할이 있어서 맡은 바를 다하는 마치 개미 같기도 하다. 내가 속한 곳은 아주 작은 아동센터로 정말 후원금도 적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사람들의 세계가 좁다. 오늘은 일 끝나고 오랜만에 약속이 있는 날이라 옷장 안에 처박혀 있는 스타킹을 신었다. 오랜만에 스타킹을 신고 원피스를 입으니 딱 내 나이로 보였다.


이렇게 꾸며본 적이 언제인가.


이 작은 사회에서는 스타킹을 신고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나밖에 없다. 다들 편한 맨투맨에 운동복 바지를 입고 일하다 보니 내가 이 작은 사회에서 미운오리 같았다.


"오늘 약속 있죠?"

"선생님 어디 가요?"

"데이트 있어요?"

"이 날씨에 안 춥니?"


옛날에 나는 이렇게 입고 다니는 게 평범했는데 여기서는 내가 신기한 옷차림의 존재였다. 그렇게 이 작은 사회에서 이방인이 되어 관찰을 해본 결과, 사람들 사이는 똑같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얘기하는 걸 좋아하고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 모두 다 그렇다. 자아가 있지 않은 애기들은 더하다. 또래 친구들이 관심 가져 주지 않으니 선생님한테 관심받고 싶어 한다. 사람은 부모든, 친구든, 선생님이든, 어떤 형태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구나.


이 작은 사회에서도 아이들은 사랑을 바라고 관심을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깨닫겠지. 자신을 제일 사랑해 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작은 사회에서 나를 생각해서 찾아와 준다면 그것만큼 사랑스러운 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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