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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진정한 내 자아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대한 단상.

by Andy Liu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Abrasax)이다.”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 내가 즐겨읽고 또, 자아 성찰을 시작한 계기는 바로 이 ‘데미안’ 이라는 소설 때문이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모님의 보호아래 ‘밝은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점차 성장의 고통을 겪으며, 세상의 ‘어두운 세계’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이때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친구가 등장해, 싱클레어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도덕과 가치관에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자아의 길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1) 빛과 어둠의 이중성: 세상과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 밝음과 어둠이 모두 존재한다.


2) 자기 자신이 되는 길: 타인의 기대가 아닌, 진짜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이다.


3) 정신적 성장과 고통: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살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이 소설을 통해 헤르만 헤세는


한 사람의 삶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누구나 온건한 자기 자신이 되어 자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또, 기존의 틀을 깨뜨리려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성장과 변화를 이룰수 있다 라고 말하려는 듯 하다.



어쨌든, 어릴 적 나의 유약하고 소심했던 성장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으며,


그 “알”에서 깨어나오려고 발버둥 치던 노력이 결국, 성인으로서 지금 나의 자아와 캐릭터를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닌듯 하다.



하지만, 그 신성의 ‘아프락사스’ 라는 이상향을 실현하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나 부족 했고, 나는 그 과정에서 좌절도하고 때론 시간에 흐름에 몸을 맡기며 그렇게 기성세대라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근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내 나름의 이상향과 꿈을 이루기위해 다시 고군 분투했다.


나의 comfort zone을 떠나, 글로벌 시장이라는 “야생의 숲”에서 나 자신을 단련하고, 때론 소기의 성과도 이루면서 나만의 캐리어를 쌓아가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직장이란 테두리도 나에겐 그 ‘밝은 세계’에 지나지 않았고, 결국 나는 다시 오롯이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일어서야 하는 상황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싱클레어가 밝은 세계에서 어두운 세계로 진입하며 자립과 정체성을 찾아가듯, 나 또한 ‘직장’이라는 보호막에서 나와 독립적인 존재로서 삶을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내가 그간 몸 담았던 제조업계를 떠나 지난해 7월 30일, 프리랜서 및 개인사업자로서 B2B 디지털/IT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지도 이제 만 1년이 다 되었다.


그 일년이란 시간동안 내가 얻고 배운 것은


1. “대기업이든, 글로벌기업이든 직장생활에서 내가 배우고 느꼈던 노하우들은 그냥 그 기업에 국한된 케이스일 뿐이다.”

- 개인사업자가 되면 회사의 브랜드 파워도, 지원가능한 조직도, 투자할 자금력도 모두 나 개인의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 고로, 그 모든 것들을 오롯이 나혼자서, 0 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2. “직장생활을 하며 알았던 인맥들, 받았던 대우들은 더이상은 내 것이 아니다.”

- 내가 그 직장을 나오는 순간, 나의 존재가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입지는 이전과는 180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이 인맥과 신뢰를 쌓아가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3.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이룰 수 있었던 성과가 내 개인의 몫이라 절대 과신하지 말라.”

- 개인사업자로서 일하는 것은 나 혼자 잘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듯 하다. 기존 직장생활과는 달리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한마디로 전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모든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하므로, 훨씬 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모든 것이 다 내 생각대로, 그리고 당연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렇듯 큰 직장이나 조직에 몸 담았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오롯이 내 힘으로 다시 일어난다는 것은 그 과정이나 의미가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큰 조직에 다년간 몸담으며 여러가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해서, 개인 사업자로서 반드시 성공하거나, 남에게 더 좋은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장생활과 개인의 사업은 모든 면에서 그 본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대부분 그런 “밝은 세계”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남의 손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쉽게 자립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리고 자신의 직장생활을 통해 그런 경제적 자유의 기반을 획득하기를 기대한다.



2023년 대한민국 평균 기대수명이 83.5세라 한다.

넉넉히 보아 50대 중반에 퇴직을 한다고 해도, 25~30년은 직장을 떠나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자립하는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그 “알”에서 깨어나오기 위해 어떠한 준비가 되어있을까?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참된 의미가 있다고들 한다.


우선, 진정한 나의 본질을 깨닫기 위해서는, 오롯이 내 힘으로 일어서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 것이고, 남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비교하지 않으며 그 “알”에서 깨어나오려면 무수한 용기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알”에서 깨어나 진정한 내 자아의 주인(아프락삭스?)이 될 수 있을 까?


#데미안 #자기성찰 #직장인에서창업가로 #진짜나를찾는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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