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끊임없이 진격하는 전진부대 이다.”
중국에서의 사업이 번창해 갈 무렵,
우리는 마켓쉐어 확대와 신규 프로젝트 수주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마진 확보를 위한 원가절감과 설계변경에 따른 고객사와의 가격협상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었지만,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간다는 기분으로 탑다운 할것 없이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였다.
당시 나 역시도 열정에 취해 있었고, 불가능 이란 없어 보였다.
적어도 비지니스가 성장을 멈추고 내리막 길을 걷기 전까지는.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우리는 자동차 Tier1 공급자 (1차 벤더)로서, 완성차 업체와의 직거래를 위주로 하고 있었다.
Tier1 비즈니스는 VPV(Value Per Vehicle, 대당 제품 가치)는 높았지만,
완성차 업체와의 직거래 인 만큼 영업마진은 상대적으로 낮고,
납기, 품질 문제 등을 직접 대응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었다.
대부분의 비지니스가 Tier1 이다 보니, 영업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일일이 대응하기 위해, 많은 인적자원과 노력이 필요했다.
당시 마켓쉐어는 0에서 출발해 단 5~ 6년 만에 80% 이상을 육박하였고, 비즈니스의 성장세에 비해 인적자원과 조직의 성장이 따라가지 못해 하루 하루 어려움이 많았다.
“아… 이제 성장속도를 조금 늦춰야 할 때가 온 것인가?
하지만 나는 결코 만족 스럽지 못했다. 아직 많이 부족했고, 이뤄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더 높이 올라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변에 있던 어느 한국계 Tier1 업체에서 Inquiry가 왔다.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유사 부품을 현지화 하고 싶으니 우리가 그것을 공급해 줄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물론 수입 KD 제품을 현지화 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랐다.
원소재부터 고객사 본사 연구소의 승인을 취득해야 했고, 현지 최종 고객사로 부터 공정 감사도 받아야 했다.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도, Tier1 고객사에게도, 최종 고객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나는 해 보자고 했다.
마음을 굳힌 후, 바로 탑 매니지먼트에 보고를 했다.
“안정된 매출 창출과 이윤 증대를 위해 향후 Tier2 비즈니스도 전개해 보려 합니다. 마침 좋은 현지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지금 Tier1 비즈니스 (최종 고객사 향) 대응도 버거운데, Tier2 비즈니스를 할 여력이 있겠는가? 당장에는 매출에도 큰 도움이 안될 것 같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크게 도움이 안될지 몰라도 향후 부가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최종 고객사 향 제품 대비 품질 리스크도 낮구요…”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처음으로 Tier2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언제나 처럼, 모든 초기 셋팅은 처음 발의하고 주장했던 나의 리드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아무리 한가지 부품군을 대표하는 중견 Tier1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겐 그 간 경험이 전혀없던 한국 중소기업과 일하는 것도 역시 쉽지 만은 않았다.
때로는 업무 표준도 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하였고,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당시 공장 및 비지니스 유닛의 책임자 였던 나를 직접 호출 했다.
나는 내가 하자고 주장한 일 이었므로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했다. 심지어 품질을 담당하던 우리 공장의 현지인 품질 매니저는 “이사님은 고객사 요구사항이라면 다 들어준다”며, 간접적으로 나를 비꼬고 원망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렇게 비즈니스가 안정화 되어 갈 무렵, 과연 내 예상대로 어렵게 시작한 이 Tier2 비즈니스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내게 되었다.
매출도 꽤 늘어났고, 마진율도 Tier1 비즈니스에 비해 매우 양호했다.
중요한 건, 그로부터 몇 년 후,
완성차 메이커 였던 최종 고객사가 중국에서 정치적인 이유, 그리고 제품 경쟁력 저하로 시장점유율을 잃고 곤두박질 칠 때도, 이 Tier2 비즈니스 덕택에 우리는 여러 면에서 영향을 적게 받고 나름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당시 모든 조건이 풍요롭고 순조로웠을 때, 내가 영업으로서의 열정을 잃고 안일한 대응 만 했었다면, 과연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만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직장에서건 사업에서건 영업은 끊임없이 진격하는 전진부대 이다.
물론, 모든 영업활동에는 그만한 책임감도 동반되어야 한다. 아무리 정직한 노력을 다했다고 해도 때로는 질책을 당할 수도, 때로는 조직을 잘못된 결과로 인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회사의 꽃’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영업은 시장의 최전선에서 조직을 리드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그러므로 일말 주저함이나 지체 없이, 항상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조직을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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