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비실 불청객

by lightjc

수상식이 끝난 후 탕비실, 민정희가 드립커피 한 잔을 내려주며 말한다.

“과장님, 옥상에서 바람이나 쐬실까요”

“그럽시다”


두 사람이 나가려는데 누군가 불쑥 입구를 막아선다.

“친구야! 같이 가자”

경영지원팀 김세전 부장. 입사동기인데, 벌써 부장이다.

“민과장님, 인사 올립니다”

신사업팀 이카루스의 최상견 차장이 천천히, 90도로 인사하며 민정희의 발끝부터 허리까지 훑어낸다. 민정희가 응시하자 최상견이 고개를 더 앞으로 내민다.


“뭔데, 다들 어디 가는데”

누군가 쿵쾅거리며 뛰어온다. 사장 진형세.


그는 최상견이 들고 있던 결재판을 툭툭 치더니 그걸 뺏어 옆 탁자 위에 던지듯 올려놓는다. “어째, 결재는 잘들 진행되고 있나”


묵묵부답인 김세전과 최상견. 최상견이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찔거린다. 진형세는 듣지도 않고 다시 한번 민정희를 돌아보고는 걸어가며 중얼거린다. “밀알 하나가 희생하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데, 어디 갔냐, 우리 밀알들아……”


성인태와 민정희가 비상계단으로 올라가고 김세전과 최상견은 엘리베이터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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