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겼으면 책임을 져야지, 누군가는.

by lightjc

“해결했나”

“네, 다행히 2억만 나간 상태라 나머지는 안 보내고 합의 해지하기로 했습니다”

“최상견이 대답해 봐, 확실해?”

진사장이 스마트폰을 스피커폰으로 한 뒤 김세전과 함께 통화하고 있다.

“네, 금액이 큰지라 이쪽도 내부 결재를 거쳐야 되기는 하지만, 이번 주 내로 도장 찍어서 보내 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최상견이 너 말이야……”

진사장은 뭐라고 한마디 덧붙이려다 멈췄다. 큰 기대 갖고 시작한 사업이고, 고등학교 후배라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인인감 찍힌 계약서에 자기가 서명한 결재가 버젓이 남아있다. 돈은 이미 나갔다. 소송 생각 굴뚝같지만 그냥 민사소송해서는 지난한 싸움이 될 것이고 형사고소로 유죄판결부터 받아내야 한다는 게 자문 변호사의 말이다. 고소…그러면 동문회에서 난리 날 것이다. 이놈이 발도 넓다. 전화통이 불날 것이 뻔하다. 그냥, 1억 세이브한 걸로 끝내고 싶다.


“선배님 그런데, 사외이사진들은 조용한가요”

진사장은 내년 초 상장은 물 건너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놈이 속을 뒤집는 것 같아 울화가 치밀었다.

“그런 말을 뭐 하려 합니까. 어차피 사장님이 과반수 주주인데 누가 뭐라고 해요!”

김세전이 진사장을 대변하듯 이야기한다.

“물론 사장님한테 대적할 인간들이야 없죠. 그런데 투자자라는 사람들이 원래 의심이 많아서……선배님이 이번 건을 어떻게 마무리하실지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작은 꼬투리 하나로 전체를 평가하려 들 테니까요. 뭐 괜한 걱정 끼쳐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한데……”


김세전이 사장의 얼굴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런 건, 사장님께서 알아서 판단하십니다……. 신경 끊으세요, 외부인”

“그러니까요. 저는 처음부터 외부인이었으니까 내부 정리 문제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통화가 끝난 후 잠시 말이 없는 진사장. 책상 위에 놓인 사장의 핸드폰을 쳐다보던 김세전은 자기 핸드폰으로 감사팀장 연락처를 찾아낸다. 진사장이 김세전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감사팀장, 문제가 생겼으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지. 그렇지?”

“네, 맞습니다 사장님. 문제가 생겼으면 책임을 져야죠, 누군가는”

“넥스트 리얼리티건, 관련자 중에 남아 있는 사람이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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