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그리고 1분 7초

by lightjc

풀풀거리는 애기주먹 하얀 눈, 가늘어지는 진눈깨비, 길게 이어진다. 유리칼로 긋듯 서억서억 갈라지는 공간, 바람소리 금이 가며 열리면 회색먼지 씹어대는 눈꺼풀...... 밝아지는 공기, 일 년에 한 번 눈을 뜨는 벚꽃, 그 시원한 춤 그리고 춤, 빨라지는 춤……내리꽂는 찬물, 받아내는 아스팔트, 받아치는 아스팔트, 솟아오르는 열기……푸른 하늘, 퍼런 하늘, 시퍼렇게 춤추다 내려앉는 노란 것, 빨간 것, 우중충한 것…… 그러면 다시 열리는 하늘 문, 잿빛으로 바뀌는 하얀 눈……


하얀 눈, 진눈깨비, 회색먼지, 공기방울.

벚꽃, 찬물, 아스팔트, 푸른 하늘 시큼한 것, 누렇고 뻘건 것, 그리고

축축한 알갱이들 목덜미로 파고들면,


눈.

바람.

잿빛.

벚꽃

아스팔트.

퍼런하늘

검은나무.


그리고 다시 눈, 바람, 밝은 공기………………



…………오늘은 우중충한 것들이 아직 안 보이는, 노란 것과 빨간 것들 그 어느 사이.



재방송 17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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