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 할아버지

by lightjc

다음 날, 인태는 세진과 함께 한 건물 1층 상가를 계약하러 갔다. 임대인 할아버지가 작은 손가방을 공인중개사에게 주시며 앉으신다. 중개사는 도장과 신분증을 꺼낸다.


“여기 임대인분 김화중 할아버님…” 공인중개사가 인태에게 신분증을 보여준 뒤 계약서 초안을 설명한다. 친절하게 방금 출력한 건물 등기부등본도 떼어서 보여준다.


“지하 1층, 지상 3층 해서 건물 전체 시세가 12억 정도 하는데 여기 근저당 4억 5,000 잡혀 있어요. 보증금 3,000은 끄떡없어요”

“혹시, 대출할 만한 곳 좀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아 사업자금 대출이요? 여기, 이분 한번 연락해 보실래요. 아주 스마트하고 친절해요”


중개사 사장이 명함 하나를 건네준다. “마운트 캐피털 대리 차영치”. 성인태는 마운트라는 상호가 걸리지만 일단 받아둔다.


“음…” 할아버지가 숨을 크게 쉬시며 말씀하신다.

“착하게 생겼네.”

“고맙습니다”

“낯이 익어”

“네?”

“본 거 같애”

“그런 말씀 종종 듣습니다. 할아버님도 참 인상이 좋으시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태와 세진이 일어나서 꾸벅 인사드린다.


날인된 계약서를 들고나가는데, 할아버지가 인태의 팔을 붙잡는다.


“용돈 줘”

“네, 매월 용돈 드릴게요. 계좌로 꼬박꼬박 보내 드릴게요”

“용돈 좀 줘”

두 손으로 할아버지 손을 잡고 이야기한다.

“빼먹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놈아 용돈 좀 달라고! 산에 가고 싶다구”


인태가 할아버지에게서 팔을 빼내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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