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가 사 온 막걸리는 사흘째 냉장고에 보관 중이었다. 성인태는 막걸리를 꺼내다 말고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며칠 도서관과 시장을 오가더니 어느 날 저녁에는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동태전과 동그랑땡, 고추전을 기다란 접시에 세팅하고 커다란 파전을 추가해서 세진에게 내어 놓았다. 하나는 명량해”전”이고 다른 하나는 트랄팔가해”전”이란다. 인태가 김치전을 하나 내오자 세진은 “그건 살수대첩 인가”라며 웃는다.
인태가 전집 사업구상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한다. 세진은 남편을 쳐다보며 고개만 끄덕인다. 그 웃음과 기운을 막고 싶지 않다. 어떻게 도와줄지만 고민 중이다.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같이 도와줄까도 생각 중에, 인태가 ‘전집 이름을 뭘로 하지’라고 말하자 진아가 말한다.
“명량해전 이순신 장군, 트랄팔가해전 넬슨 제독, 살수대첩은 을지문덕 장군님, 우리는 세계위인전집!”
막걸리 두 잔과 우유 한잔이 동시에 건배를 외친다.